홍콩의 한 주거용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큰불이 나 소방관을 포함해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26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통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2분쯤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주거용 아파트 단지인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불이 났다.
왕 푹 코트 주택 단지는 8개 동, 2000세대 규모로 이번 화재로 현재까지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 1명을 비롯해 13명이 숨지고 1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소방처 관계자 저우윙인은 “총 2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9명은 현장에서 사망이 확인됐다”며 “다른 6명은 위중한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 중 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후 2시 51분쯤 발생했다. 화재 신고 접수 시에는 1급 경보 화재로 분류됐지만 오후 3시33분 4급, 오후 6시22분에는 최고 수준인 5급으로 격상됐다.
홍콩에서 5급 경보 화재는 지난 2008년 4명이 사망하고 55명이 사망한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처음이다. 홍콩에서는 화재 심각도를 1부터 5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숫자가 높을수록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40년 이상 이 단지에 거주했다는 해리 청(66)은 로이터에 “오후 2시 45분쯤 아주 큰 소리가 들렸다”며 “인근 동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파트 외벽에 대나무 비계가 화재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아파트 외벽 보수 공사로 대나무 비계가 설치됐는데 초기 불길이 대나무 비계끼리 옮아 붙으면서 단지 전체로 번진 것으로 홍콩 경찰은 보고 있다.
홍콩은 건설 현장에서 대나무 비계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국가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홍콩 정부는 올해 초 안전 문제로 공공 프로젝트에서 대나무 비계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재가 좀처럼 진압되지 않으면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이날 경찰은 해당 건물에 사람들이 갇혀 있다는 신고를 다수 접수했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소방관이 들어갈 수조차 없을 정도로 불이 번진 상태”라며 “갇힌 주민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화재에서 순직한 소방관 호 씨는 불이 난 건물의 엘리베이터 부근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소방청장에 따르면 구급대원들은 응급 처치를 시작했지만 호 씨는 44분 후 사망 선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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