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의 한 직원이 배달 기사에게 폭언을 했다는 논란이 확산하면서 공단이 스스로 강조한 소통과 배려의 가치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거세다.
‘소통과 배려로 함께 만드는 공모전’이라며 따뜻한 응원을 당부한 최근 공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이 오히려 누리꾼들의 비판 댓글로 뒤덮이면서다. 겉으로는 소통을 내세운 공단이 내부 구성원의 인격 존중조차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JTBC ‘사건반장’ 등에 따르면 배달기사 A씨는 지난 24일 공단의 한 지역본부에 음식을 배달했다. ‘6층 엘리베이터 앞에 놔주세요’라는 요청 사항을 확인한 A씨는 해당 위치 벽면의 ‘택배 수령’, ‘배달 음료’ 안내 문구를 보고 이를 지정 지점으로 판단했다. ‘배달 음료’ 표시 밑에 음식을 놓는 것으로 이해한 그는 인증 사진을 찍은 뒤 현장을 떠났다.
주문자는 배달 플랫폼을 통해 A씨에게 “음식을 길바닥에 버리고 갔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인근 테이블에 둬야 했다는 주장이었다. A씨가 “요청 사항 어디에도 테이블 위라는 내용은 없었다”고 설명하자, 주문자는 “가정교육 못 받았나” 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은 해당 주문자가 인턴 직원임을 확인하고, 당사자가 잘못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공단은 양측 의견을 듣고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며, 이번 사안을 매우 무겁게 보고 있다고 여러 언론에 설명했다.
고객 응대 근로자 건강장해를 줄이기 위해 2018년 이뤄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공공기관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는 점이 더욱 비판을 키우고 있다.
공단은 지난 21일 공식 SNS에 ‘국민건강보험공단 쇼츠필름 페스타’ 홍보 게시글을 올리면서, “소통과 배려로 함께 만드는 공모전”이라며 “좋아하는 영상에 따뜻한 응원을 남겨달라”는 문구를 남긴 터다.
폭언 논란이 알려진 뒤 해당 게시글의 댓글란은 공단을 향한 성토로 가득 찼다. 누리꾼들은 “소통과 배려는 배달기사에게는 적용되지 않느냐”, “가정교육 운운하기 전에 내부 교육부터 하라” 등 비판을 쏟아냈다. 따뜻한 응원을 당부한 공간이 오히려 차가운 비판의 장으로 변한 셈이다.
이렇다 보니 공단이 내세운 이미지와 구성원의 실제 행동 사이 괴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온다. ‘소통과 배려’는 홍보용 문구가 아니라 조직 내부에서부터 실천되어야 한다는 비판이다. 한 누리꾼은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래 남을 그렇게 무시하느냐”며 “외부 이벤트를 할 시간에 직원부터 교육시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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