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환승연애'(2021~)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실망 섞인 반응이 흘러나왔다. 시즌3(2023)부터 제작진이 교체되면서 출연자 외모, 커플 서사 등이 약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시즌2(2022) 정현규·성해은 커플이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어서 출연한 것 아니냐'는 진정성도 의심 받았다. 시즌3에선 송다혜·서동진 커플의 12년2개월 연애가 주목 받았지만, 단 한 커플도 환승하지 않아 '재회연애'라는 오명이 붙었다. 시즌4는 총 22부작으로 11회까지 공개한 상태인데, 의리로 보던 시청자들도 탈주하고 있다.
"제작진 입장에선 환승·재회 반반을 바랐다. 항상 반반을 유지해야 스토리가 잘 풀리니까. 지난 시즌도 재회가 주를 이뤘지만, 인터뷰할 때는 '재회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컸다. 반복적으로 인터뷰하는데, 초반 감정 만큼은 반반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이번 시즌도 반반을 맞췄지만, 안에서 바뀌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출연자들이 '절대 재회 안 해'라고 하는데, 막상 X를 보면 마음이 바뀌는 게 리얼리티 묘미 같다. 모든 출연자를 애정해 재회 또한 응원한다. '꼭 재회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김인하 PD)
환승연애는 이별한 커플들이 한 집에 모여 지나간 연애를 되짚고, 새로운 인연을 마주하며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시즌4는 7주 연속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 수치상으로만 보면 화제성이 높다. 김 PD는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없지만, 내부적으로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목표 수치를 넘었다"며 "시즌마다 기대하는 수치가 있는데, 다른 시즌에 비해 이미 시청량 2배를 넘었자. 2회 연장은 편집해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시즌3와 마찬가지로 캐릭터와 서사를 가장 중시했다. "여전히 빠른 속도를 추구, X공개도 전 시즌보다 빨리 했다. X룸은 출연자 2명을 담아서 조금 느려 보이지만, 빠르게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면서 "X룸에 한 명 또는 두 명 들어갈지 고민이 많았다. 두 명 들어가면 다 볼 수 있지만, '한 분을 정하면 심리가 어떨까' '얼마나 아쉬울까' 등의 감정을 기대했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잘 풀린 것 같다"며 만족했다.
11회에서 승무원 박현지가 X룸에서 오열한 데 '공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배우 성백현과 2년 교제했지만, 4년6개월간 헤어진 상태였다. "세기의 사랑을 한 것 같다. 단순히 기간 등만 보면 그럴 수 있지만 감정적으로 보면 가장 슬프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는 더 많이 울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백현씨가 오랜 시간 사과했다. 3시간 넘는 대화를 다 보여주기 힘들어 편집했는데, 공감하기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출연했나'라는 의심도 받았는데, "그럴 수는 없는 눈물이다. 너무 많이 울어서 오히려 걱정했다. 현지씨가 많은 편지를 갖고 있었는데, 집에서는 보관만 하지 않느냐. 다시 펼쳐서 마주한 건 그 순간인데, '이런 내용도 있었지?'라며 크게 와 닿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은 한의사 정원규·연기 강사 박지현 커플이 가장 주목 받고 있다. 무용수 조유식과 박현지 편애 의혹 등 특정 출연자 밀어주기 시선도 적지 않은데, "사실 그 얘기가 가장 가슴 아프다"면서 "모든 출연자가 사랑 받길 원하고, 편집하는 입장에서 특정 출연자만 애정이 있진 않다. 그런 논란이 없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연예인이 많이 출연하는 점 관련해선 "그 출신을 뽑으려고 하는 건 아니다. 시즌3에선 송다혜·서동진 커플의 13년 서사가 있었고, 이번에도 각기 다른 서사 때문에 뽑았다. 직종의 다양성으로 생각해달라"고 청했다.
"1000명 이상 대면으로 만났다. DM, 전화는 훨씬 많았다. 제일 중요한 건 인성이다. 아무래도 합숙 생활을 하다 보니 인성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힘들다.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이라서 버티는 게 쉽지 않다. X와 같이 살고, X가 다른 연인을 만나는 건 나도 경험해보지 못한 특수한 상황인데, 이번에는 한 분 한 분 다 인성이 좋았다. 많이 만날 수밖에 없다. 한 두 번 인터뷰해선 티가 나지 않아서 전화를 많이 하고, 식사 등 잦은 만남을 통해 편해지게 했을 때 나오는 모습을 보려고 했다."
개그맨 이용진과 래퍼 쌈디 배우 김예원, 그룹 '걸스데이' 출신 유라는 전 시즌 MC로 함께 하고 있다. '패널 분량이 많아서 재미가 떨어진다'는 반응도 나왔다. "리뷰어들이 많아지고, 자기가 좋아하는 방향의 리뷰를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되지 않았느냐. 패널들은 기존과 같이 아름다운 시선으로 보는데, 요즘 리뷰어 시각을 좋아해서 나오는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다"며 "패널 분량은 전 시즌 대비 그렇게 많아지진 않았다. 전 시즌은 초반에 사건이 많이 일어나지 않아서 패널들이 할 얘기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엔 유독 X끼리 만나는 장면이 많아서 그렇게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출연자에 비해 남성 매력이 많이 떨어졌다. 시즌 1·2에선 제작진이 출연자 시술을 해주기도 했는데, "우리가 그런 걸 권유했을 때 위험할 수 있어서 하지 않는다"면서 "모두 애정하는 입장에서 좀 더 인터뷰를 잘 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며 아쉬워했다.
출연자들이 직업을 설명할 때 인공지능(AI)처럼 말하고, 제작진과 인터뷰에선 유독 경직 돼 보이곤 했다. "다들 숫기가 없고 자기를 설명할 때 굉장히 부끄러워 했다. '유창하게 다시 해볼까'도 싶었지만 이분들의 순수한 매력이라고 생각했다"며 "리얼리티다 보니 실제 공간은 카메라를 의식하지 못하게 숨겨 놓고 생활하듯 하는데, 인터뷰할 때는 카메라를 정면에 보고 해 부담스러워 했다. 말하면서도 어색한 표정이 나오고, 유독 쑥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11회에서 새로운 남자 메기 등장을 예고했다. 4회 여자 메기 박현지, 7회 남자 메기 이재형에 이어 세 번째다. 아직 새로운 연인 구도가 나오지 않았는데, "초반이고 조심스러운 과정이었다. 지난 시즌보다 앞 부분이 굉장히 빠르게 전개됐고, 앞으로 여행지에서 또 다른 전개가 나올 것 같다. (메기남 등장 후)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분 서사도 중요한 축을 이루게 된다.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데 기대해도 좋다. 12회를 기점으로 새 입주자가 와서 관계성이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청자들이 많이 탈주했는데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마음이 아프다. 다음 회차에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다. 사실 X룸이 늘 고민이었다. 시즌3 연출할 때부터 X룸은 출연자 감정을 가장 많이 건드리는 요소라서 뺄 수 없었다. 시청자들이 보기에 응원하는 커플에 따라 지겨운 커플이 있을 수도 있다. 골라보는 재미로 즐기는 회차이지 않았을까 싶다"고 받아들였다.
"지난 시즌도 진정성을 크게 의심하진 않았다. 이번 시즌도 끝나고 나서 출연자들과 계속 연락하는 상황에서 진정성은 믿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전 시즌은 환승 커플이 아예 없었는데, 이번 결과는 지켜봐달라. 탈주한 분들이 돌아올 거라고 믿고, 새로운 관계성이 한 몫 할 거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등장 인물이 관계를 제시할 테니 재미있게 봐달라. 시즌2 성해은·정현규 커플 뛰어넘냐고? 훌륭한 커플이라서 그런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되지만, 임팩트있는 장면, 대사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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