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비빔밥, 칼국수 등 직장인 점심 대표 메뉴가 줄줄이 1만원 중반대로 치솟고 있다.
외식물가 상승이 정점을 찍은 가운데, 회사 인근 식당에서 한 번 점심을 해결하는 데 1만5000원 가까운 비용이 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점심값 부담이 커지면서 직장인들의 선택지가 예년과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이 틈새를 파고든 메뉴가 햄버거다. 과거 ‘패스트푸드’ 이미지에 머물던 햄버거가 최근에는 ‘가성비 점심’의 대표주자로 재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외식물가 고공행진 속, 햄버거가 ‘틈새’ 넘어 ‘대안’으로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외식가격이 급등하는 사이 상대적으로 가격 방어에 성공한 햄버거는 ‘한 끼 해결’의 실질적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햄버거 세트는 7000~9000원대에 먹을 수 있는 ‘마지노선’ 메뉴로 통하고 있다”며 “다른 외식 대비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브랜드들은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닌 ‘외식 대체재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역 한정 메뉴를 확대하고, 레트로 콘셉트 강화했다.
버거킹은 프리미엄 패티·스페셜 소스 적용했다. 맥도날드는 수제 버거 콘셉트 신메뉴, 한정 프로모션 강화했다.
맘스터치는 치킨버거 중심의 프리미엄 라인을 확대했다.
즉, 햄버거는 더 이상 패스트푸드가 아닌 ‘미니 런치 메뉴’로 기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왜 지금 햄버거인가?
전문가들은 현재 흐름이 일시적이 아닌 ‘구조 변화’라고 평가한다.
외식분야 한 전문가는 “팬데믹 이후 소비문화는 집단적·이벤트형 소비에서 개인 취향 중심 소비로 넘어갔다”며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간편식·저가 메뉴로 식사를 대체하는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점심은 비용·시간 효율 중심 소형 소비인 반면 저녁은 취향·경험 중심 소비로 양극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버거 브랜드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반면 동일 기간 치킨 프랜차이즈 고객 수는 5% 역성장했다.
20~30대 고객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젊은 세대일수록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메뉴를 찾는 경향이 강하다는 방증이다.
◆시장이 향하는 곳은?
업계는 향후 버거 시장을 중심으로 외식 경쟁이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프리미엄 라인 확장 여부 △원가 부담 속 가격 방어력 △배달·테이크아웃 전략 △지역 한정 메뉴 경쟁이다.
결국 핵심은 “점심이 저녁을 뺏고 있다”는 점이다.
외식 인플레이션은 직장인들의 점심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만원 시대’를 넘어서는 순간, 햄버거는 싼 메뉴가 아닌 가성비를 기반으로 한 정교한 외식 대체재가 됐다.
다음 경쟁 무대는 프리미엄·지역성·개인화다. 버거 시장의 진화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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