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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월급의 절반이 날아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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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24 08:36:57 수정 : 2025-11-24 09:32:35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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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월세 144만원 돌파…사상 최고치 속 임차인 부담 폭발

서울 아파트 월세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임차인의 부담이 한계치로 다가가고 있다.

 

월세 거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는 가운데 신규 공급 감소, 대출 규제 강화, 다주택자 정책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임대차 시장 구조가 빠르게 변하는데 반해 공급 확대, 세입자 보호 정책, 대출 제도 보완 등이 뒤따르지 않으면서 시장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주택 임대시장의 중심축이 전세에서 월세로 이동하는 이른바 ‘월세화(–化)’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 월세 비중 65.9%…전세의 ‘사라지는 자리’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전·월세 거래는 7만24건 가운데 월세가 4만6144건(65.9%)으로 집계됐다. 전세 비중은 34.1%로 크게 뒤처졌다.

 

월세 비중은 2023년 56.6%, 2024년 60.1%에 이어 올해는 60%대 중반까지 치솟으며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임대차 시장 구조의 재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부동산시장 분석가는 “월세 비중이 60% 중반까지 올라선 것은 수치 변화가 아니라 구조 변화”라며 “서울은 이미 전세 중심 시장에서 벗어나 월세 중심 시장으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전세 매물 감소 → 월세 전환 → 월세 상승’ 악순환

 

전세 재고가 빠르게 줄어드는 것이 시장을 가장 강하게 흔든 요인으로 꼽힌다.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대출 규제와 세제 변화가 겹치면서 집주인들은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것이 더 유리한 구조가 됐다.

 

주거정책 전문가 역시 “전세 매물이 줄면 전세가격은 오르고, 높은 전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가 월세로 이동하면서 월세 수요가 급증한다”며 “월세 수요 증가가 다시 월세 가격을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이미 고착됐다”고 지적했다.

 

9월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는 101.5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월세는 144만 원으로, 1년 전보다 18만원(14.2%) 올랐다.

 

이는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약 609만원)의 20~25% 수준으로, 전문가들은 “가계 소득의 상당 부분이 주거비로 소모되는 심각한 단계”라고 평가한다.

 

월세가 1년 새 18만원 오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속도다. 저축 여력은 물론 생활 안정성까지 심하게 흔들리는 수준이다.

 

◆저금리·규제 변화가 만든 ‘월세 선호’ 구조

 

월세 중심화의 배경에는 금융 환경 변화도 있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집주인에게는 전세보증금을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든 반면, 월세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보장한다.

 

전세보다 월세가 수익 측면에서 유리해진 점이 다주택자뿐 아니라 법인·임대사업자 모두의 월세 선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월세 부담 증가는 곧바로 소비 여력 감소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월세가 중위소득의 20~25%에 접근한 현 상황을 “내수 둔화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 신호”로 해석한다.

 

세입자 부담 완화와 공급 안정화 정책이 시급하다. 게티이미지

특히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비에 취약한 계층의 생활 기반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청년·신혼부부의 월세 부담은 이미 삶의 질 저하를 넘어 결혼·출산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거 불안은 인구 구조 문제와도 직결된다.

 

◆공급 부족이 만든 파동…“앞으로도 상승 가능성 높아”

 

신규 입주 물량 감소 역시 월세 상승을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공급이 회복되지 않는 한 전세·월세 시장 모두에서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서울은 향후 3~5년 안에 완전한 월세 중심 시장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지금의 월세 상승 흐름은 정점이 아니다”라며 “2025년에도 월세 상승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정책적 대응의 부재를 지적한다.

 

임대차 시장 구조가 빠르게 변하는데 반해 공급 확대, 세입자 보호 정책, 대출 제도 보완 등이 뒤따르지 않으면서 시장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지적처럼 전세·월세 양쪽 모두에서 가격이 오르는 상황은 정책 공백이 낳은 결과다.

 

앞으로도 세입자 부담 완화와 공급 안정화 정책이 시급하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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