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거점이 해외에 있는 사례 많고 수법 고도화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에 걸려 2000만원을 잃을 뻔 한 60대 남성이 순찰 중이던 경찰에게 발견돼 위기를 모면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 경찰관들은 지난 6일 저녁 강동구 천호동 거리를 순찰하던 중 한 중년 남성이 휴대전화를 계속 쳐다보며 두리번거리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걸 목격했다.
경찰관들은 이 남성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물으며 검문에 나서 그의 사연을 듣게 됐다.
남성은 경찰에게 두 달 전 외국에 사는 여성과 채팅 앱으로 알게 돼 사귀는 사이가 됐다고 털어놨다. A씨는 여성과 실제로 만난 적은 없으며 연락만 주고 받아 왔다고 설명했다. 당시 A씨는 ‘여자친구’의 입국 비용 2000만원 송금 문제로 말다툼 중인 상황이었다.
대화 내용을 확인해 보니 전형적인 로맨스 스캠이었다. 여자친구라는 사람은 20대로 보이는 젊은 여성의 사진을 프로필에 올리고 이 남성을 ‘여보’라고 부르며 유대감을 형성해놓은 상태였다. 그러고는 “여보, 입국 비용 2000만원 보내주세요”라며 송금을 요구하고 있었다.
경찰관들은 이 남성에게 어떤 상황인지 설명하고 금전 피해를 막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접근해 금전이나 투자를 요구한다면 반드시 사기 범죄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최근 로맨스스캠은 암화화폐 투자를 유도하는 등 다른 사기 범죄와 결합해 수법이 고도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로맨스스캠 관련 피해액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시을)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로맨스스캠 피해액은 1000억원, 피해 사건 수는 1565건으로 집계됐다. 범죄 추이와 남은 기간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검거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해 당국의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사당국은 범죄 거점이 해외에 있는 사례가 많아 수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로맨스스캠 검거율은 12.7%에 불과했으며, 올해도 46.9%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병도 의원은 “로맨스스캠은 피해자 수가 많고 피해액도 커 다중피해가 발생하는 조직범죄의 성격을 띤다”며 “피의자가 해외에 있다고 단념할 것이 아니라, 국제공조와 병합수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근본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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