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훈련·고용박람회·경력인턴제
40~64세 재고용 공론화 정책포럼
‘서울형 중장년 일자리 모델’ 제시
“전국 각지 벤치마킹 요청 이어져”
33년간 홍보·해외업무 분야에서 근무한 뒤 퇴직한 백낙현(61)씨는 직업상담사·한국어교원 등 여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일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백씨는 올해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경력인재지원사업’에 참여해 A사에서 3개월 인턴 활동 후 1년 정규계약으로 연장됐다. 백씨는 현재 A사에서 신입사원 교육과 멘토링을 맡는 핵심 직원으로 활약 중이다. 백씨는 “인턴으로 시작했지만 제 경험이 다시 빛을 발했다”며 “지금은 누군가의 커리어를 돕는 일이 제2의 인생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 중장년층의 인생 재설계를 돕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올해 중장년 일자리 지원을 단계적으로 실행하며 모범적인 지자체의 ‘중장년 일자리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재단은 올해 2차례의 정책포럼을 열어 중장년 문제를 사회 과제로 공론화하고, 권역별 일자리 박람회를 확대하며 정책과 현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향후 중장년층 일자리 활성화가 ‘복지 사업’이 아닌 ‘핵심 노동력 확보’를 위한 해법임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경제성장 전략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23일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 따르면 중장년층으로 분류되는 40∼64세 인구는 약 352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38.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대한민국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경제활동인구 감소의 해법으로 중장년층의 노동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영섭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4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일자리 정책이 마땅치가 않다”며 “(이들에게) 포용적인 정책을 세우고 집행한다면 우리나라 전체 노동시장에 던지는 시사점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올해 두 차례의 정책 포럼을 통해 중장년의 재고용 문제를 구조적 과제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열린 1차 포럼에서는 ‘중장년 고용 법제화’와 ‘기업 인센티브’를 주제로 복지 중심의 중장년 정책 패러다임을 ‘일자리 경제 중심’의 새로운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다. 9월 2차 포럼에서는 중장년 구직자 1만명과 450개 기업의 수요를 분석한 ‘2025 서울시 중장년 일자리 수요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서울형 중장년 일자리 정책 로드맵’과 5대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재단이 공개한 수요조사 결과는 중장년층의 고용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서울 거주 40∼64세 시민 1만명을 대상으로 한 해당 조사가 단순한 실태뿐 아니라 중장년 정책을 설계하는 데 활용할 ‘정책 좌표’로 활용될 것으로 재단은 기대 중이다. 조사에서는 서울 중장년 82.6%가 향후 5년 내 일·경력의 변화를 고려하고 있었으며, 22.3%는 전환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층이 변화가 필요한 잠재적 경제 주체임을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재단 관계자는 “조사의 가장 큰 성과는 거대한 중장년층 집단 내부의 목소리를 통계로 증명한 것”이라며 “서울형 중장년 일자리 모델을 참고하기 위한 전국 주요 광역시들의 벤치마킹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단은 중장년층의 일자리 확충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재고용의 장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올해 ‘서울시 중장년 일자리박람회’를 이틀로 늘리고, 서울 5개 권역별 박람회를 신설해 수요자의 접근성을 키웠다. 경력인재지원사업 개편·맞춤형 직업훈련 등 중장년의 취업 여정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도 늘렸다.
내년 재단은 중장년층을 ‘미래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로 재정의하는 방향의 일자리 전략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형 중장년 일자리 모델’을 확립하고, 중앙정부와 기업의 투자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최 교수는 “(중장년층이) 주된 일자리를 떠나더라도 다른 일자리에서 충분히 노동시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정책의 범위를 넓히자는 취지”라며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진단 도구 등 사회적 인프라부터 정비가 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대통령실 청와대 복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24/128/20251124516440.jpg
)
![[박창억칼럼] 론스타 승소와 ‘내란 청산 TF’](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24/128/20251124516436.jpg
)
![[기자가만난세상] 그놈의 ‘영포티’가 뭐길래](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01/06/128/20250106517368.jpg
)
![[김태웅의역사산책] 가람 이병기의 국학과 제자 사랑](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24/128/20251124516360.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