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노태문 투톱 체제 부활
SAIT 원장에 하버드대 교수 영입
기술 혁신 퍼스트 무버 입지 강화
임원 인사도 기술 인재 등용할 듯
삼성전자가 지난 21일 단행한 2026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는 경영 안정과 미래 기술 선점에 방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삼성 2인자’로 불리던 정현호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이번 인사에 대대적인 쇄신 메시지가 담길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삼성전자는 인사 폭을 지난해(9명)의 절반 수준인 4명으로 최소화했다. 조직 안정을 꾀하면서 ‘기술의 삼성’이라는 본연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선 삼성 사장단 인사를 두고 강력한 ‘투톱’ 체제의 부활에 우선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2인 대표이사 체제로 경영의 무게중심을 잡았다. 전 부회장은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부문장과 메모리사업부장직을 유지하며 유임했고, 노 사장은 지난 3월 한종희 부회장 별세 이후 맡아 온 디바이스경험(DX·가전 및 모바일)부문장 ‘직무대행’을 떼고 정식 부문장으로 올라서게 됐다. 이는 격변하는 대내외 경영 환경에서 실적이 검증된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전 부회장은 삼성 반도체 위기론이 제기된 지난해 5월 ‘구원투수’로 등판해 이번 3분기 DS부문에서만 7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삼성 반도체의 완전한 부활을 알렸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인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에 접어들었고, 내년 본격화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시장 선점과 주요 고객사 관리 등을 생각하면 전 부회장의 경험과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DX부문장과 함께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을 겸직한다. 갤럭시 S, Z 등 플래그십 시리즈를 연이어 흥행시키고 업계에서 가장 먼저 AI폰 시장을 선점한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그간 노 사장이 쌓은 노하우로 확장현실(XR) 기기 등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로 더욱 치열해지는 모바일 시장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전략을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 미래 기술의 산실인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에 한국인 최초 하버드대 종신교수인 박홍근 교수를 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이번 인사엔 ‘기술 혁신·경영’의 메시지도 담겼다. 내년 1월 입사 예정인 박 교수는 양자컴퓨팅, 뉴로모픽 반도체 등 미래 디바이스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며 삼성전자의 10년 뒤 미래 먹거리를 구상하게 된다. 비슷한 맥락에서 윤장현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가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겸 삼성리서치 장으로 승진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윤 사장은 하드웨어 중심의 제조업 마인드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AI가 융합된 ‘AI 선도 기업(AI 드리븐 컴퍼니)’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역할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24일 단행할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도 AI, 6G, 차세대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미래 기술 인재 등용 원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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