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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과열은 있지만, 전체 버블로 보기엔 이르다” [더 나은 경제,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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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24 10:00:00 수정 : 2025-11-24 02: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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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2025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70억1000만달러(한화 약 83조4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지난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월가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 공개로 최근 한달여 간 주식시장을 흔들었던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에 갑론을박이 더욱 가열되는 모양새다.

 

메타, 오라클, 알파벳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이 최근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를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모펀드(PEF) 자금까지 혼합하는 이례적 조달구조를 이용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에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최근 빅테크의 AI 설비투자는 과거 닷컴 버블 당시 벤더파이낸싱 구조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조달구조가 복잡해질수록 리스크는 더 불투명해진다”고 지적했다. 벤더파이낸싱은 통신 서비스업체가 장비 제조업체에 먼저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자금이나 기술을 지원받는 방식이다.

 

또 영화 ‘빅 쇼트’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미국의 펀드 매니저이자 공매도 투자자인 마이클 버리는 몇몇 AI 기업이 감가상각 기간 조정으로 장부상 이익을 과대 포장하고 있다며 경고음을 내기도 했다. 오픈AI·엔비디아 등으로 이어지는 AI 생태계의 순환투자 구조 역시 과거 버블의 전형적 패턴과 닮았다는 분석도 제기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 세계의 주요 투자기관들은 ‘현재 시장을 전면적 버블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인프라 투자는 단순 과열(hype)이 아니라 실제 수요의 초입에 진입했다”며 “데이터센터·전력·반도체 공급망의 병목이 수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AI로 인한 세계 기업의 생산성 개선이 올해만 약 2.5%포인트 증가했다”며 “투자가 과열된 국면이 있으나 산업 전환의 초기 단계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거품 논쟁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평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DDR, 파운드리(위탁 생산) 등 AI 서버의 핵심 부품 공급망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며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반도체 전문매체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 AI 서버용 HBM 시장의 90% 이상을 한국이 공급하고 있다”며 “AI 투자 조정 여부와 무관하게 한국 메모리는 중장기 수요가 확고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AI 서버는 전력·냉각·네트워크·보안·로봇·헬스케어 등 사용의 확장성이 매우 크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이 이러한 생태계에 깊숙이 들어가 있으며, 빅테크 거품 논쟁에서 벗어나 실질적 성장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부분적 과열’은 조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투자증권의 한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AI 상장지수펀드(ETF)에 단기간 30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고, 개별 테마주에 레버리지 투자가 몰리면서 과열 신호가 여러 차례 관측됐다”며 “거품이 아닌 부분과 거품 구간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기술주 중심인 미국 나스닥에서 올해 상승률 상위권을 차지한 몇몇 중소형 AI 테마주는 주가매출액비율(PSR)이 50배를 넘는 등 극단적 고평가 구간에 들어서는 현상도 보인다. 반면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핵심 종목들은 실적 기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서 시장 구조가 다소 양극화되는 측면을 보인다.

 

전체적인 시장 전망은 현재 AI 시장이 거품이 있는 구간이 있지만, 전체가 ‘버블’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실제로 단기 레버리지가 집중된 테마주나 초고평가 중소형 업체 등의 주가는 과열구간에 있고, HBM·파운드리·전력·데이터센터 인프라·AI 실사용 기업 등은 구조적 성장구간에 있다는 게 다수의 전문가 분석이다.

 

메릴린치 출신의 미국 경제학자 제임스 폴슨 역시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AI를 단순 버블로 규정하는 것은 1990년대 인터넷 초입을 ‘거품으로만 보자’고 말한 것과 같다”며 “이번 사이클은 거품 일부와 산업혁명적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당분간 논란이 이어지겠지만, 확실한 사실은 AI 산업을 이끄는 주요 기업은 확연한 성장세에 있다는 점이다.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발표로 AI 거품론이 잦아들지 국내외 시장이 귀추가 주목된다.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 unsdgs@gmail.com

 

*김 대표는 현재 한국거래소(KRX) 공익대표 선임 사외이사, 금융감독원 옴부즈만, 유가증권(KOSPI) 시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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