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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인트로피 그랑골드 받은 줄리엣 토카이 어떤 맛일까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관련이슈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입력 : 2025-11-22 06:00:00 수정 : 2025-11-21 07:28:07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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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빅토르 토카이 사모로드니 최고 점수 ‘그랑골드’ 수상/당도·산도 밸런스 뛰어나 질리지 않는 단맛 매력/몰도바·아르헨·미국 등 다양한 나라 와인들 골드 받아

 

헝가리 줄리엣 빅토르 와인들. 홈페이지
아시아와인트로피 로고.

와인이 많이 대중화됐지만 아직 소비자들이 와인을 구매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엄청나게 많은 포도 품종이 있는데다, 같은 품종이라도 나라마다 다 맛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같은 나라, 같은 지역에서도 품질이 천차만별입니다. 이때 참고할 만한 정보가 유명 국제와인품평대회 수상 실적입니다. 수백명의 와인 전문가들이 모여 블라인드 심사를 통해 공정하게 심사한 만큼 메달을 받은 와인들은 믿고 마실 수 있습니다. 로버트 파커나 제임스 서클링은 전적으로 한 사람의 미각과 후각에 의존해 점수를 매기지만, 국제와인품평대회는 집단 지성이 평가하는 만큼 더 객관적인 평가라고 할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대회가 매년 대전에서 열리는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유일 아시아 지역 국제와인품평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입니다. 올해 대회에서는 30개국에서 와인 3389종이 출품됐고 21개국 심사위원 118명이 나흘동안 까다로운 심사과정으로 통해 총 1017종을 수상 와인으로 선정했습니다. 어떤 와인들이 영예의 메달을 차지했을까요.

 

줄리엣 빅토로 사모로디니(왼쪽)가 아수 6푸토뇨시(Puttonyos).  최현태 기자

◆그랑골드 받은 와인 어떤 맛일까

 

▶줄리엣 빅토르 토카이 사모로드니

 

헝가리 토카이(Tokaj)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 소떼른 와인과 쌍벽을 이루는 세계적인 스위트 와인입니다. 포도가 보트리티스(Botrytis) 곰팡이에 감염되면 포도 껍질에 구멍이 생기면서 수분이 날아가 건포도처럼 당도가 응축된 ‘아수(Aszu·말라버린) 베리’가 만들어집니다. 이를 귀하게 부패됐다는 뜻에서 ‘귀부 포도(Noble Rot)’로 부릅니다.

 

보트리티스 감염 포도 진행 과정. 홈페이지

줄리엣 빅토르 빈야드 사모로디니(Juliet Victor Vineyard Szamorodni)는 첫 향에서 과일나무 꽃향, 은은한 민트와 캐모마일의 뉘앙스가 느껴지고, 이어서 복합미를 보여주는 다양한 과일 향들이 차례로 펼쳐집니다. 입안에서는 실키하고 풍부한 질감이 인상적이며 핵과일, 특히 살구와 해풍에 말린 과일의 풍미, 잘 익은 달콤한 시트러스, 뚜렷한 미네랄와 오크가 조화를 이룹니다. 잔당이 188.3g/L으로 상당히 높지만 7.54 g/L에 달하는 생기발랄한 산도 덕분에 밸런스가 뛰어나, 질리지 않는 환상적인 스위트 와인의 세계를 선사합니다. 알코올도수는 10.5%입니다.

 

줄리엣 빅토르 수입사 칠락와인 배해령 대표. 최현태 기자

품종은 푸르민트(Furmint) 55%, 옐로 머스캣(Yellow Muscat) 28%, 하르슈레벨뤼(Harslevelu) 17%를 블렌딩합니다. 푸르민트는 풍부한 바디감, 하르슈레벨뤼는 우아함, 옐로 머스캣이 섬세함과 향미의 정교함을 더합니다. 세계적인 평론가 잰시슨 로빈슨은 2021년 20점 만점에 17점을 부여하며 ‘지금 이 순간, 향은 정말 완벽하게 순수한 살구 그 자체이다. 윗입술이 ‘빛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황홀할 만큼 달콤하며 살구 잼이 층층이 쌓이듯 관능적일 만큼 풍성하다. 맛있고 달콤하면서도 산도가 칼날처럼 균형을 잡아준다. 젊은 강렬함과 에너지가 대단해 거의 숨을 멎게 할 정도”라고 극찬을 했습니다. 디캔터도 2020년 월드 와인 어워드에서 97점을 부여하고 최고상인 베스트 인 쇼(Best in Show) 와인으로 선정했습니다.

 

줄리엣 빅토르 전통방식 스파클링 와인과 드라이 화이트. 최현태 기자

‘사모르도니(Szamorodni)’는 헝가리어로 ‘있는 그대로(as it comes)’라는 뜻입니다. 헝가리 카르파티아 산맥 북부, 젬플렌(Zemplén)에서 생산된 대형 오크 배럴에 담아 토카이 와인 완성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약 400년 된 지하 셀러 네트워크 ‘치츠바르(Cicvár)’에 숙성합니다. 줄리엣 빅토르는 전통방식 스파클링 와인과 푸르민트로 만드는 드라이 화이트 와인 에스테이트 푸르민트와 푸르민트 봄보이(Bomboly)도 생산합니다. 

 

줄리엣 빅토르 포도밭 전경. 홈페이지
줄리엣 빅토르 와이너리 전경. 홈페이지

줄리엣 빅토르는 토카이(Tokaj) 지역의 중심부 마드(Mád) 마을에 있으미 이 곳은 5세기동안 최고의 토카이 와인을 생산한 역사를 자랑합니다. 마드는 1737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별 포도밭을 공식적으로 등록·문서화한 곳입니다. 줄리엣 빅토르는 이 곳에 포도밭 30ha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화산토양으로 이뤄진 포도밭은 와인이 빼어난 미네랄을 부여합니다. 칠락와인에서 수입합니다.

 

트라피체 비져너리 싱글빈야드 말벡. 

◆골드 수상 와인

 

▶트라피체 비져너리 싱글빈야드 말벡 2018

 

트라피체 비져너리(Trapiche Visionaries) 싱글빈야드 말벡은 아르헨티나 구알타야리의 싱글빈야드 암브로시아(Ambrosia)에서 자라는 말벡 100% 와인입니다. 레드체리, 레드커런트, 라즈베리, 블랙커런트의 과일향과 향신료의 강렬한 아로마, 섬세한 스모키한 노트가 어우러지고 숙성되면 약간의 흑연향, 초콜릿, 모카도 느껴집니다. 부드러운 탄닌과 구조감이 돋보입니다.

 

중부 멘도자에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중요한 최고의 와인산지가 몰려있는데 바로 우코 밸리(Uco Valley) 랍니다. 해발 고도 1000∼1450m로 멘도자에서 가장 높은 와인산지죠. 우코밸리의 주요 산지는 3곳으로 투푼가토(Tupungato), 투누얀(Tunuyan), 산 카를로스(San Carlos)입니다. 이중 장기 숙성이 가능한 레드 와인이 빚어지는 투풍가토를 최고의 생산지로 꼽습니다. 바로 이곳에 ‘아르헨티나의 나파밸리’로 불리는 뛰어난 포도밭 구알타야리(Gualtallary)가 있습니다. 멘도사에서 가장 높은 해발 1300~1660m에 위치해 다른 지역보다 더 시원한 기후의 영향을 받습니다. 칼슘이 풍부하고 열악한 사막성 토양과 차가운 기후가 결합돼 강렬하고 매우 우아한 와인이 생산됩니다.

 

아르헨티나 와인산지.

안데스 산기슭의 멘도자에 1883년 설립된 트라피체는 아르헨티나 와인 내수·수출 물량의 1위로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와이너리입니다. 120여 년의 긴 역사 속에서도 개척정신과 혁신적인 마인드를 유지한 트라피체는 세계적인 와인 컨설턴트인 미셸 롤랑과 합작으로 ‘이스까이(ISCAI)’ 만들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또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권위의 와인 품평대회인 IWSC에서 올해의 아르헨티나 와이너리(Argentina Wine Producer of the Year) 트로피를 4차례(2004, 2006, 2011, 2012) 수상 했습니다. 금양인터내셔널이 수입합니다.

 

파워스 말벡. 최현태 기자

▶파워스 말벡 2022

 

파워스 와이너리(Powers Winery) 말벡은 블랙베리, 라즈베리, 블랙커런트, 석류, 자두의 과일향과 로즈마리의 허브향, 올리브향이 어우러지고, 온도가 오르면서 담배, 가죽, 흑감초, 초콜릿의 3차향도 잘 표현됩니다. 실키한 탄닌과 미네랄도 느껴집니다.

 

파워스는 미국 워싱턴주 콜럼비아 밸리의 전설인 ‘워싱턴 오가닉 와인의 아버지’ 빌 파워스(Bill Powers·1926~2014)가 1982년 세운 와이너리입니다. 1988년부터 모든 포도를 유기농으로 재배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살충제나 화학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포도를 키웁니다. 실제 파워스의 배드거 마운틴 빈야드(Badger Mountain Vinyards)는 1990년 워싱턴주 농무국으로부터 유기농 인정을 받은 워싱턴주 최초의 포도밭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비니더스코리아가 수입합니다.

 

샤토 크리스티 배럴 퍼먼티드 샤도네이. 최현태 기자

▶샤토 크리스티 배럴 퍼먼티드 샤도네이 2023

 

샤토 크리스티 배럴 퍼먼티드 샤도네이(Chateau Cristi Barrel-Fermented Chardonnay) 몰도바 와인입니다. 사과, 복숭아로 시작해 온도가 오르면서 멜론 등 과하지 않은 열대과일향이 더해지고 우아한 바닐라 노트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기름기 적은 안심, 돼지고기, 닭고기와 잘 어울리며 과일, 올리브, 피스타치오, 견과류와 궁합이 좋습니다.

 

한국을 찾은 샤토 크리스티 오너 콘스탄티 셉츄크(Constantin Sevciuc). 최현태 기자

샤토 크리스티(Chateau Cristi)는 크리스티 가문이 수 세기 동안 이어온 가문의 와인 양조법을 부활시켜 몰도바 최고급 와인을 생산합니다. 몰도바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중 하나인 발룰 루이 트라이안(Valul Lui Traian)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곳은 바다의 영향을 받아 서늘한 기후를 띱니다. 특히 부르고뉴와 같은 북위 47도의 ‘와인벨트’에 있어 부르고뉴와 흡사한 샤르도네가 생산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샤토 크리스티 배럴 퍼멘티드 샤도네이는 부르고뉴처럼 처음부터 배럴발효를 합니다. 이렇게 양조하면 오크향이 튀지 않고 과일향과 한 몸처럼 자연스럽게 섞입니다. 샤토 크리스티 샤르도네는 배럴 발효하지만 부르고뉴와는 좀 다릅니다. 부르고뉴는 발효와 숙성 모두 프랑산 오크를 쓰지만 이 와인은 프랑스산 아카시아 배럴에서 발효하고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산 오크 배럴에서 5개월 숙성해 레이어가 다양한 복합미를 보여줍니다. 한 해에 6600병만 생산합니다. 비디너스코리아가 수입합니다.

 

하이랜드 와인들. 최현태 기자

▶하이랜드 빈야드 피노누아 2021

 

하이랜드 피노누아(Hyland Vineyard Pinot Noir)는 딸기, 붉은 자두, 붉은 체리로 시작해 장미꽃잎, 계피가 더해지고 온도가 오르면서 바닐라빈과 스파이스한 베이킹향, 가죽향이 은은하게 피어납니다. 미국 오리건주 와인 산지 윌라맷밸리(Willamette Valley)의 서쪽 경계의 세부산지 맥민빌(McMinnville)에서 생산되는 피노누아로 만듭니다. 해안산맥 아래 기슭에 있는 포도밭은 해양퇴적층 기반 토양으로 서늘해 최고의 피노누아가 생산됩니다.

 

하이랜드 샤르도네. 최현태 기자

미국 오리건 최고의 와인 산지 윌라맷밸리에서 생산되는 하이랜드 빈야드는 프랑스 부르고뉴 샹볼 뮈지니와, 몽라셰가 울고 갈 샤르도네와 피노누아로 유명합니다. 1971년부터 윌라멧 밸리의 시작과 함께한 하이랜드 빈야드의 포도들은 붉은 화산토양의 일종인 조리(jory) 토양에 깊게 뿌리내려 뛰어난 미네랄을 움켜진 포도를 만들어 냅니다. 프랑스 보르도 출신의 오너이자 와인메이커인 로랑 몽탈리유(Laurent Montalieu)는 땅은 사람의 것이 아니기에 포도밭은 자연 그대로의 야성을 살려야 한다는 철학을 지녔습니다. 특히 와인 메이킹에 땅, 특히 그 뿌리가 와인에 담겨야 한다고 믿는답니다. 비디너스코리아가 수입합니다.

 

빌라벨라 소아베. 최현태 기자

▶빌라벨라 소아베

 

빌라벨라 소아베(Villabella Soave)는 소아베와 몬테포르테 달포네에서 생산되는 가르가네가와 트레비아노 디 소아베를 섞어서 만듭니다. 굉장히 상큼한 감귤과 아삭아삭한 사과향으로 시작해 은은한 엘더꽃과 아카시아꽃향이 어우러지며 입에서는 석회암 토양에서 얻은 미네랄과 진흙토양이 주는 우아한 향이 풍성하게 퍼집니다. 베로나 동쪽 비첸자의 끝인 소아베 지역은 오래전부터 화산지역이라 석회암이 주를 이루고 진흙 토양도 섞여있습니다. 돼지 뒷다리 허벅지 부위를 말린 햄 쿨라텔로, 목살로 만든 햄 코파 등 냉육류와 프로슈토와 멜론, 냉채, 모든 생선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현지에서는 영한 몬테 베로네 치즈와도 즐깁니다.

 

저온 침용을 통해 포도 자체의 과실향과 꽃향을 최대한 뽑아내며 스틸탱크에서만 숙성한 뒤 병에서 추가로 숙성합니다. 레이블이 시선을 잡아끄네요. 여자의 머리에 꽃들이 주렁주렁 자라고 있습니다. 소아베는 원래 이탈리아어로 아름답다는 뜻입니다. 소아베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운 꽃향을 여자 머리 위에서 자라는 꽃으로 표현한 겁니다. 또 언덕으로 이뤄진 소아베의 아름다운 풍광도 여자 머리의 이미지로 담았습니다.

 

빌라벨라 피노 그리지오. 인스타그램

▶빌라벨라 피노 그리지오

 

빌라벨라 피노 그리지오(Villabella Pinot Grigio)는 가르다 호주 주면 산지 가르다(Garda) DOC에서 생산되는 피노 그리지오로 만듭니다. 잘 익은 사과, 배, 감귤류와 흰꽃의향, 가벼운 미네랄 향이 어우러집니다.  피노 그리지오의 향을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 수확한 포도는 저온 침용을 거쳐 부드럽게 압착합니다. 스팅 탱크에서 발효와 숙성을 마칩니다. 해산물 파스타, 리조토, 닭고기, 돼지고기 수육, 신선한 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빌라벨라는 1971년 운송회사를 운영하는 조르지오 크리스토포레티(Giorgio Cristoforetti)와 포도밭을 갖고 있던 왈터 데리보리(Walter Delibori)와 의기투합해 만든 와이너입니다. 현재는 현재는 크리스토포레티의 아들 프랑코(Franco)가 양조를 총괄하며 20년전 타계한 데리보리의 아들 티지아노(Tiziano)가 경영을 맡고 있습니다. 빌라벨라는 남쪽 쿠스토자 DOC에서도 화이트를 와인 생산하고 가르다 호수 인근 루가나DOC, 발폴리첼라 DOC, 소아베 DOC에서 다양한 와인을 생산합니다. 전체 포도밭은 208ha에 달합니다. 빌라벨라는 바르돌리노 키아레토(Chiaretto) DOC에서 로제 와인도 만드는데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콩쿠르 몽디알 디 브뤼셀(CMB)에서 베스트 로제 와인으로 꼽혔습니다. 빌라벨라 와인은 콤마와인에 수입합니다.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holar), 부르고뉴와인 마스터 프로그램,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캘리포니아와인전문가 과정 캡스톤(Capstone) 레벨1&2를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2018년부터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xelles) 심사위원,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펙사 코리아 한국소믈리에대회 심사위원도 역임했습니다. 독일 ProWein, 이탈리아 Vinitaly 등 다양한 와인 엑스포를 취재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미국, 호주, 독일, 체코, 스위스, 조지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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