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김병기 자제령에도 강경파 ‘마이웨이’…李 순방 중 또 갈등 돌출

입력 : 2025-11-20 18:17:34 수정 : 2025-11-20 21:08:25
이도형·박유빈 기자

인쇄 메일 url 공유 - +

與 ‘검사장 고발’ 지도부 패싱 논란

법사위, 원내지도부와 협의 안 해
金 “뒷감당 알아서 하라” 불쾌감

법사위 “치열한 논쟁 끝 의견 모아”
특검 영장 전담부 주장까지 거론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도입
찬성 86.8%… 당헌·당규 개정 추진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범여권 ‘강경파’ 의원들 간 불협화음이 또다시 벌어졌다. 법사위 소속 여권 의원들이 사전협의 없이 검사장 18명을 경찰에 고발하면서다.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마다 정치 현안을 둘러싼 당내 균열이 노출되면서 대통령의 외교 성과가 묻힌다는 자성론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 아프리카·중동 순방 기간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당내 소통·조율 부재가 재차 부각되는 모습이다.

 

20일 민주당에 따르면 원내지도부는 범여권 소속 법사위 위원들이 전날 대장동 항소 포기 결정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사안을 사전에 공유받지 못했다.

 

남아공 G20 정상회의 참석 차 순방길에 오르는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를 하며 공군1호기로 향하고 있다. 뒤쪽에 김병기 원내대표. 뉴시스

이 사실을 인지한 뒤 원내지도부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굉장히 민감한 사안인데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했다. 협의를 하고 해야 했다”며 “뒷감당은 거기서 알아서 하라”며 불쾌감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정책조정회의 후 “원내 지도부와 논의 없었고 현재도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며 “원내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이 법사위 차원에서 추진했다”고 말했다.

 

원내지도부의 이러한 반응은 이 대통령 순방 기간 중 당이 대형 이슈에 관한 강경 발언을 자제하고 ‘숨 고르기’ 모드에 들어갔음에도 법사위원들이 이와 상충된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 출국 직후인 지난 17일 “대통령께서 (순방을) 나갈 때마다 당에서 이상한 소리를 해서 성과가 묻혔다. 앞으로 이런 경우는 없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외교순방도 민생과 직결된 내용이라 이 기간에는 순방 내용이 국민께 공유돼야 한다는 기조를 원내 지도부는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정부 첫 정부 예산안을 여야 합의를 통해 처리하고 싶어하는 속내도 ‘자제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 원내관계자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사위 단독 행동인 것도, 그게 대통령 순방이나 예산정국이 시기인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김용민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뉴시스

법사위 내에서는 치열한 토론을 거친 것이며 ‘검찰 항명’을 심각하게 바라본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는데 고발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조금 치열한 논쟁이 좀 있었다”며 “일부 찬성하는 의견도 있고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내부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고 집단 행위를 한 것에 대해선 엄단하는 모습을 보여야 이후에도 검사들이 정치 세력화하는 데 어떤 대응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했다. 한 법사위원은 “당내 의견은 이번 고발이 필요하다고 대부분 일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사위 내부에서는 최근 법원이 특검이 제출한 구속영장을 잇따라 기각한 것을 놓고 ‘특검 영장재판전담부’를 만들자는 주장도 나온다. 해당 사안 역시 폭발력이 강한 사안이다. 김기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미 영장전담재판부가 미안한 표현으로 ‘오염’이 좀 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오해를 받지 않는 판사를 임명해서 영장을 전담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고발을 상임위 차원의 고유 활동으로 봐야지, 갈등이나 엇박자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중진 김영진 의원은 “원내대표는 전체 정국을 관리하는 입장이기에 그런 의사를 표시한 것이고, 법사위의 고발은 그동안 다반사로 일어난 일 정도로 본다”며 “법적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법사위원들의 판단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당원 투표를 실시한 결과,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의 가치를 동등하게 하는 ‘1인 1표제’에 찬성 86.8%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대는 13.2%였다. 대상자 총 164만5000여명 중 27만6589명이 참여해 참여율은 16.8%을 기록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같은 의견을 참고해 권리당원 권한을 확대하는 당헌·당규안 개정을 추진한다.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순백의 여신'
  • 박보영 '순백의 여신'
  • 나연 '사랑스러운 볼하트'
  • 임윤아 '상큼 발랄'
  • 손예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