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대모산성에서 1500년 전 백제 문자가 적힌 나무 조각(사진) 3점이 나왔다. 이 목간들은 5세기쯤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국내에서 확인된 목간 가운데 가장 오래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양주시와 기호문화유산연구원은 국가유산청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추진 중인 대모산성 15차 발굴조사에서 5세기쯤으로 추정되는 백제시대 목간(木簡) 3점이 새롭게 출토됐다고 20일 밝혔다.
이 목간들은 성 내부 상단부 집수시설에서 북서쪽으로 이어진 하단부로 추정되는 집수시설에서 발견됐다. 그중 특히 주목받는 발굴 유물은 ‘기묘년(己卯年)’이라는 기년(紀年)이 새겨진 목간이다. 이 목간은 함께 출토된 백제 토기와의 조합으로 볼 때 439년, 백제가 양주 일대를 점유하던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원 관계자는 “6세기 몽촌토성 출토 목간보다 약 100년 이상 앞선 시기 문자 자료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백제 문자 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목간에서는 양면에 ‘尸(시)’ 자 아래 여러 글자를 새긴 부록(길흉 화복이나 흥망을 미리 예언한 말이나 글)과 ‘天(천)’·‘金(금)’ 글자가 함께 확인됐다. 이는 중국이나 일본의 부적과 유사한 양상으로, 국내에서는 확실한 주술적 성격을 지닌 ‘주부(呪符)목간’으로서는 가장 오래된 사례로 보인다. 복골(점 치는 데 사용한 동물뼈)들도 함께 발견됐다. 당시 산성 내부에서 제의적 행위가 실제로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귀중한 단서다.
세 번째 목간에서는 ‘금물노(今勿奴)’라는 지명이 확인됐다. 이는 삼국사기 지리지에 기록된 고구려 옛 지명으로 현재 충북 진천 일대와 비슷한 지역이다. 백제 토기와 함께 고구려 지명이 새겨진 목간이 한 곳에서 출토된 것은 양주 일대가 5세기 중반 백제와 고구려의 치열한 세력 경계에 있었음을 실증하는 증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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