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성백유의스포츠속이야기] 대학 체육을 살려 주세요

관련이슈 성백유의 스포츠 속 이야기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25-11-20 23:01:39 수정 : 2025-11-20 23:01:37

인쇄 메일 url 공유 - +

입시철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체육특기생들이 과연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선택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대한민국 대학 스포츠는 1999년에 사망했습니다. 당시 교육부가 ‘체육특기생 입시 비리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체육특기생은 체육 관련 학과로만 진학’하는 정책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1998년으로 기억됩니다. 아이스하키판에 태풍이 몰아쳤지요.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의 대학 입시 비리를 조사하라’는 청와대의 지시로 고교와 대학의 지도자 십수명이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아이스하키팀이 몇 안 되는 상황이어서 지도자 대다수가 구속되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아이스하키 특기생들의 대학 입시에 돈이 오간 것이 확인되었고, 회장을 비롯한 지도자들이 빙판을 떠났습니다.

 

그 뒤 체육특기생들은 대학 진학 시 체육 관련 학과 외에는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벼룩을 잡기 위해 초가삼간에 불을 지른 정책이 아니었을까요?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체육특기생을 이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공부만 하는 학생, 운동만 하는 학생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당시 교육부 수장은 이해찬씨였습니다. 그는 “음악 특기생은 음대, 미술 특기생은 미대를 가는데 왜 운동선수가 법대, 상대를 가느냐”라는 논리를 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는 대장동 재판으로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정치검사를 없앤다는 이유로 또 한 번 초가삼간에 불을 지르고 있는 건 아닐지 우려됩니다. 문제 있는 검찰이 있을 수 있지만 검찰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검찰을 이용하려는 정치인이 오히려 문제 아닐까요?

 

음악, 미술가들은 나이를 먹어서도 체력이 뒷받침되면 70세, 80세까지 활동이 가능합니다. 최근 공연을 한 조용필씨가 좋은 예입니다. 쎄시봉 멤버들도 그렇고요.

 

반면에 운동선수들은 어떻습니까? 대부분 운동선수는 30대를 벗어나면 그 기능을 다합니다. 유럽리그에서 그 잘 뛰던 손흥민 선수가 다소 수준이 낮은 미국으로 간 까닭입니다.

 

방향을 잘못 잡은 정책하에 어느새 26년이 지났습니다. 대한민국 체육의 방향은 크게 틀어졌고 그사이 우리들의 젊은이들은 운동을 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체육은 사망 직전입니다. 대한민국에서도 공부하는 운동선수, 운동하는 학생을 보기 위해서는 정책 전환이 꼭 필요합니다.

 

이해관계가 없는 은퇴한 체육기자가 드립니다.

 

성백유 대한장애인수영연맹 회장·전 언론중재위원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순백의 여신'
  • 박보영 '순백의 여신'
  • 나연 '사랑스러운 볼하트'
  • 임윤아 '상큼 발랄'
  • 손예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