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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대모산성서 1500년 전 '기록' 나왔다

입력 : 2025-11-20 12:41:54 수정 : 2025-11-20 12:41:53
양주=송동근 기자 sd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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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주시 대모산성에서 약 1500년 전 삼국시대 때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목간(木簡·글씨를 쓴 나뭇조각)이 발견됐다. 지금까지 국내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목간일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경기 양주시와 재단법인 기호문화유산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양주 대모산성에서 진행한 제15차 발굴 조사에서 목간 3점을 새롭게 찾아냈다고 20일 밝혔다.

 

목간은 종이가 발명되기 전 동아시아 사회에서 널리 쓰인 기록 자료다. 당대 사람들의 삶과 생활사를 담고 있어 귀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연구원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목간은 성안에서 쓸 물을 모아두던 집수 시설에서 나왔다. 목간과 함께 백제가 한성에 도읍을 둔 시기(기원전 18년∼475년) 유적에서 흔히 발견되는 토기 조각 등도 함께 출토됐다. 즉 목간은 ‘백제 문화층’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연대 정보가 기록된 목간이다. 한국목간학회 소속 전문가들이 나무판에 남은 글자를 판독한 결과, ‘기묘년’(己卯[年])이라는 글자가 확인됐다.

 

기묘년은 60갑자 중 16번째 해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함께 출토된 유물을 고려하면 439년 혹은 499년 등을 지칭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목간학회 측은 “함께 출토된 토기 연대, 475년 백제의 웅진(지금의 충남 공주) 천도 등을 고려하면 ‘기묘년’은 439년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결론 내렸다.

 

학계에서는 앞서 서울 몽촌토성에서 발견된 목간을 두고 지금껏 논의가 이어져왔다. 고구려 토기와 함께 발견된 목간은 늦어도 551년 이전에 제작됐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한성백제박물관 측은 2022년 조사 성과를 공개하면서 “목간이 551년 이전에 만들어졌다면 삼국시대를 통틀어 국내 최고(最古) 목간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아직 정확한 제작시기가 확인되진 않았다.

 

만약 이번에 발견된 ‘기묘년’이 439년으로 특정된다면 몽촌토성 출토 목간보다 100년 정도 앞서게 된다.

 

목간이 발견된 주변에서는 점 뼈, 즉 점을 치는 데 쓰던 복골(卜骨)도 여럿 나왔다. 양주시는 전문가 자문 결과를 토대로 “중국이나 일본의 부적과 유사한 양상”이라며 “주술 성격을 지닌 목간으로 산성 안에서 제의적 행위가 이뤄졌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양주시와 연구원은 오는 28일 오후 발굴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고, 그간의 조사 성과와 목간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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