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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물, 韓 새 성장동력 부상… 세계 시장 선도 가능성 봤다 [지방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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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21 06:00:00 수정 : 2025-11-20 19:30:45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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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천국제한방엑스포 성료

30일 동안 관람객 136만명 발걸음
의림지 등 주변 관광지·상권도 활기
화장품·의약품 수출협약 482억 성과
천연 신물질 개발 산학연 협력 물꼬

2025년 가을, ‘한방의 도시 제천’이 이제는 대한민국 ‘천연물 산업의 수도’로 부상했다. ‘천연물과 함께하는 세계, 더 나은 미래를 만나다’를 주제로 한 2025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가 지난 9월20일 개막해 10월19일 폐막식을 끝으로 30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한방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이번 엑스포는 제천이 대한민국 천연물 산업 중심 도시임을 선언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미래로 꼽히는 천연물 산업 생태계 구축과 함께 세계 천연물 산업을 선도하는 ‘새로운 출발점’을 선포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20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번 엑스포는 한방의 전통 위에 천연물 산업의 첨단기술을 더한 산업·학술·관광이 융합된 종합 산업축제로 평가된다. 한방천연물주제전시관, 한방천연물산업관, 국제교류관, 한방천연물체험관과 한방생명과학관 등의 전시와 국내외 관련 학회, 포럼, 세미나 등 학술행사와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가 진행됐다.

엑스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행사 방문객은 애초 목표한 152만명의 89%(136만명)를 달성했다. 행사 기간에 갑작스러운 가을장마로 30일 중 19일 동안 비가 내렸지만 관람객의 발걸음은 줄지 않았다. 엑스포 관람객의 발길은 의림지 등 주변 관광지로 이어져 숙박·교통·음식업계가 활력을 되찾았다.

 

2025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 행사에 입장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줄을 이었다. 충북도 제공

시민과 자원봉사자, 상인들이 함께 만든 축제의 열기 또한 뜨거웠다. 엑스포장에는 지역 기업과 농가가 직접 운영하는 공간이 들어섰고, 가족 단위 관광객들은 체험공간과 전시관을 오가며 ‘천연물의 세계’를 만끽했다. 체험관에서 열린 퀀텀스코프, 퀀텀플레이, 퀀텀스케치 등 대화형 행사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시했다. 가족 단위 관람객과 청소년층의 많은 참여로 미래 세대에게 천연물 산업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전파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이번 엑스포는 천연물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의 가능성을 보여준 자리였다”며 “충북은 세계 천연물 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산업 성과 482억원…K천연물, 세계로 향하다

 

엑스포의 산업적 성과도 두드러졌다. 국내외 286개 기업이 참가해 화장품·건강기능식품·의약품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그 결과 총 33건, 482억원 규모의 수출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목표였던 300억원을 크게 웃도는 160%의 달성률이다.

국내 유통 상담은 560건(143억원), 수출 상담은 758건(764억원)에 달했다. 32개국에서 4471명의 바이어가 방문해 제천이 세계 천연물 산업의 선도 지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산업관의 현장 판매액도 27억원으로 목표치(20억원)를 웃돌았다. 한 참가기업 관계자는 “기업 간 교류와 실질적인 계약이 이루어지는 등 의미 있는 엑스포였다”고 했다.

엑스포는 산업과 학술의 경계를 허물었다. 조직위원회는 애초 10회 개최, 2000여명 참석을 목표로 했으나 14회와 3700여명이 참여해 천연물 산업의 연구 성과와 미래 발전 방향을 공유했다. 이런 성과는 천연물 산업에 대한 학계와 산업계, 지역사회의 높은 관심과 참여 의지를 보여주는 결과로 분석된다.

 

2025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 자원봉사자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충북도 제공

아시아천연물학회가 주관한 국제 천연물 심포지엄에서는 AI 시대의 천연물 혁신이라는 주제로 아시아천연물학회 회원 및 천연물 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해 천연물 연구에서의 AI 기반 신물질 탐색, 디지털 융합 방안 등의 연구성과가 심도 있게 논의됐다.

‘천연물 기업·바이오소재 자원은행 교류회’에서는 기업과 연구기관 간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계기로 엑스포 이후에도 교류회를 매년 정례화해 천연물 기업에 천연물 소재의 산업적 활용을 확대하고 기술 이전을 촉진하는 데 실효성 있는 도움을 주기로 했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이번 엑스포로 도시 전체가 하나의 축제공간이 됐다”며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제천을 명실상부한 천연물 산업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엑스포의 열기로 천연물 산업 전 시·군 확산

도는 2010년 전국 최초로 천연물 산업 육성을 시작했다. 이어 2013년에는 정부의 천연물 산업 육성 정책에 발맞추어 천연물 조직배양 상용화 시설 및 완제품 생산시설, 천연물 지식산업센터 등 기반을 구축했다. 2020년도에는 전국 첫 천연물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천연물 산업 기반 조성을 위해 선도적으로 노력해 왔다.

지난해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추진한 ‘천연물소재 전주기 표준화 허브 구축’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총사업비 350억원(국비 15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사업이다. 도는 건축공사 및 시설·장비를 구축해 2028년 완공할 예정이다. 도는 이 사업을 통해 연구?개발?표준화?사업화를 아우르는 ‘원스톱 체계’ 구축을 통해 충북 천연물 산업의 거점 및 국가대표 천연물 클러스터가 제천을 중심으로 구축되게 한다는 구상이다.

엑스포의 성과를 바탕으로 제천을 거점으로 천연물 산업을 전 시·군으로 확산을 추진한다. 특히 도내 인구 소멸 지역에 시·군 특화소재 활용하여 개별인정형 기능성원료 등재 지원사업이 눈에 띈다. 이는 인구소멸지역 시·군의 특화소재를 활용하여 시·군에 20년간 원료의 독점사용권을 부여하는 사업으로 산업화 선순환 생태계 조성이 목적이다. 계약재배를 통해 농가는 안정적 소득과 기업은 원활한 원물 확보가 가능하고 시·군에 부여된 원료 독점사용권으로 기업 유치 촉진과 인구 유출 방지 등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능한 충북만의 독특한 기업·농가·인구·경제를 아우르는 융복합사업인 셈이다.

엑스포 30일의 여정으로 제천시가 변화했다. 2010년과 2017년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 이번 국제 엑스포는 ‘바이오를 넘어 천연물로’라는 산업 인식의 틀을 전환하는 상징으로 기억된다. 또 한방과 천연물, 첨단기술이 융합된 전시 구성은 산업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고 국내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 교류의 장이 됐다.

권영주 충북도 바이오식품의약국장은 “20년간 쌓은 기반에 이번 엑스포의 성과가 더해지면 농가와 기업, 연구기관이 함께 성장하는 전국 최고 수준의 천연물 생태계가 완성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영환 충북지사 “한방·첨단기술의 융합  고부가 산업 생태 조성”

 

“천연물은 충북의 미래입니다. 제천에서 시작된 변화, 이제 세계로 나갑니다.”

 

김영환(사진) 충북도지사는 올해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에 대해 “과거에는 한방과 바이오 중심의 전시가 많았다면, 이번에는 인공지능(AI)과 에너지 기술까지 융합해 천연물 산업의 첨단화를 선보였다”며 “산업과 학술, 관광이 함께 어우러진 세계인의 축제였다”고 강조했다.

 

지난 9∼10월 30일간 이어진 엑스포는 산업 행사를 넘어 충북이 천연물 산업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어떻게 키워 가고 있는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김 지사는 20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한방천연물산업 엑스포의 핵심으로 ‘융합’을 꼽았다. 전통 한방의 뿌리 위에 첨단기술을 더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제시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체험형 콘텐츠와 청소년 참여가 많았다”며 “천연물 산업의 미래는 다음 세대가 이어갈 수 있게 만드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엑스포 기간 중 136만명이 현장을 찾았다. 비가 내린 날이 19일이나 되었지만 관람객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김 지사는 “자원봉사자와 시민들의 자부심이 엑스포를 지탱했다”며 “한 어르신 자원봉사자께서 제 손을 꼭 잡고 ‘제천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다”고 회상했다.

 

제천은 20여년 전부터 한방과 바이오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오고 있다. 김 지사는 “제천은 서울·대구와 함께 전국 3대 약령시로 꼽히는 도시”라며 “오랜 전통과 산업 기반이 함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천에는 천연물소재 전주기 표준화 허브센터가 조성 중이다. 제조공정부터 분석, 보관,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체계를 구축해 농가와 기업, 연구기관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김 지사 구상이 담겨 있다. 김 지사는 “이제는 단순한 원료 생산을 넘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구소멸지역을 위한 기능성원료 등재 지원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 지사는 “시·군이 특화소재를 등록하면 20년간 독점 사용권을 갖게 된다”며 “기업은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하고, 농가는 계약재배로 소득을 보장받는 등 지역경제와 인구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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