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등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 열기에 올 3분기(6~9월) 대외 금융자산과 증권투자 규모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0조원의 국민성장펀드로도 반도체, 인공지능(AI) 투자에 돈이 부족하면 금산분리의 근본적인 정신은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도 완화를)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이 예·적금 금리를 올리며 저축은행보다 높은 연 3%대 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과 함께 연말 만기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면서다.
◆‘서학개미’ 투자열기에 대외금융자산 또 역대 최대치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내국인의 해외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자산은 지난 3분기 말 2조7976억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1158억달러 많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거주자의 증권투자가 역대 최대 폭인 890억달러 급증했다. 직접투자는 2차전지 등을 중심으로 87억달러 증가했다.
외국인 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부채는 전 분기 대비 900억달러 증가한 1조7414억달러로 집계됐다. 주로 외국인의 증권투자(885억달러)가 늘어난 영향이다.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1조562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258억달러 늘며 3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에서 해외투자 확대로 인한 자본 유출이 구조적인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윤철 “금산분리 근본정신 훼손 없는 범위서 협의”
구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경쟁이 굉장히 치열해 죽고 사느냐 하는 엄중한 환경에서 과거에 안 한다고 했던 게 반드시 선은 아니다”면서 “상황에 맞게 범위를 좁힐 건 좁히고,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결론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를 만난 자리에서 투자 활성화 방안으로 금산분리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금산분리란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이 서로 소유하거나 지배하지 못하도록 분리하는 원칙을 말한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는 대규모 자금 조달 필요성을 거론하며 지주회사의 금산분리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국내 주식 장기 투자 시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과 관련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한 종목을 오래 갖고 있는 이들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자본시장에 오래 있거나 개별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소액주주에 대해 내년 빠른 시일 내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확실하게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인센티브를 주면 해외 투자를 장려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우려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도 만드는 데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속세 완화와 관련해서는 “닫힌 생각으로 있지 않고, (국회)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고환율 고착화 우려에 대해 “환율이 절하되는 요인을 보면 우리가 경상수지 880억, 900억달러 정도 생겨도 (서학개미 등에 따라) 해외로 나가는 게 더 많아 달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주요 외환 수급주체들과 협의해서 과도하게 환율에 불확실성, 불안정성이 나타나지 않게 1차적으로 (대응)하겠다”면서도 원화 환전을 유도하는 등 별도 대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관세협상 관련 대미투자 특별법은 자동차 관세 인하 혜택을 받기 위해 이달 중 제출할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대미투자 관련 특별법은 11월에는 내야 11월1일자로 (인하된) 자동차 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수조사 중인 국유재산 헐값 매각 의혹 관련해선 “제도개선 방안을 12월 초중순까지는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 6개월 만에 3%대 상품 등장
한편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신한my플러스정기예금’의 최고금리가 연 2.80%에서 3.10%로 0.30%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도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2.80%에서 3.00%로 올렸다. 주요 은행들의 3%대 정기예금 등장은 약 반년 만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55∼2.85%까지 상승했다. 같은 날 기준 2금융권인 저축은행 평균 금리(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인 연 2.68%보다도 상단이 높아졌다.
은행 예금 금리가 오른 데에는 시장금리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불투명해지는 가운데 국채 10년물 금리가 3%대로 뛰었다. 이는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8월14일 2.498%에서 이달 18일 2.820%까지 상승했다.
은행들의 연말 만기 고객 유치 경쟁과 증시로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노력도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간 경쟁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이 주식·금 시장으로 이탈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며 “장기간 대출금리가 많이 오른 것도 수신금리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라고 말했다.
예금 금리 상승에 주요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들어 보름 새 9조원 가까이 늘었다. 5대 은행의 지난 17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74조1643억원으로, 지난달 말(965조5689억원)보다 8조5954억원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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