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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러트닉은 철저한 애국자”…“미국과 신뢰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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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14 20:32:28 수정 : 2025-11-14 20:32:28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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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4일 대미 투자 양해각서(MOU)에 서명이 완료된 데 대해 “가장 큰 성과는 연간 200억달러 한도를 지켜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처음에 시작(연 투자금 한도)은 훨씬 높았는데 마지막까지 버텨내 200억달러 한도를 가져왔다”며 “팩트시트에 넣은 건 한미 정상이 외환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협상)한 게 인정된 거라 큰 보람이고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 서명과 관련하여 기자단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관세·통상 협상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미국과 합의한 일본보다 유리한 점에 대해 질문하자 김 장관은 디테일의 차이를 꼽았다. 김 장관은 “한국은 투자 프로젝트 매니저를 한국 사람 또는 한국 기업이 되도록 했는데 일본은 이런 구절이 없다”며 “1항에 ‘상업적 합리성’ 표현을 넣은 것도 일본과 큰 차이점”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이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해 “일본은 괄호 열고 파이프라인이란 단어가 들어갔는데 우리나라는 에너지 단어로 들어갔다”며 “무슨 의미인지 아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인베스트먼트(investment)’를 2029년 1월까지 하는 것으로 약속했지만 한국은 ‘인베스트먼트 커미트먼트(investment commitment)’로 넣었다고도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9년 1월까지 투자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투자 프로젝트 선정을 그때까지 하기로 합의했다는 것도 일본과 다른 부분이라고 했다.

 

‘거부권’이 없는 환경에서 지난한 협의를 이어온 데 대한 어려움도 전했다. 한국이 투자금 납입을 이행하지 못하면 미국은 한국이 받을 이자를 대신 수취하는 등의 조항이 담긴 게 ‘불공정하다’는 지적에 대해 “여기(한미 관세협상) 내용 중에 공정한 내용이 어딨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대미 투자 사업 관련해 미국은 한 푼도 내지 않지만 한·미 간 수익 배분이 5대 5로 정해진 것을 대표 사례로 들며 “우리가 하고 싶어서 이렇게 한 것은 아니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날 MOU 서명 뒷이야기도 전했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이 화상 전화를 하자고 오후 12시20분쯤 연락이 왔다”며 “잔뜩 긴장했는데 ‘축하한다’며 자기가 (MOU)에 서명하는 것을 보여줬다, (나도) 사인하면서 둘이 (화상으로) 악수하고 허그(포옹)도 하고 전화기 붙들고 마무리를 지었다”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EPA연합뉴스

협상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러트닉 장관 일정조차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지만 그를 만나러 스코틀랜드까지 날아가 협상했을 때를 떠올렸다. 러트닉 장관에 대해선 “철저한 애국자”라며 “다혈질인 것 같지만 미국 이익을 위해서 모든 것을 다 던지는 프로”라고 했다.

 

김 장관은 “협상하는 데 미국 관료들이 이렇게 무장해서 하는 걸 보고 존경심도 들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적장이 훌륭해 보이면 위축되는데 잘 이겨내지 않으면 협상이 안 되겠단 생각이 들어 신발 끈을 다시 매는 심정으로 협상했다”고 전했다.

 

이번 협상에서 양국이 신뢰를 쌓았다는 데도 의미를 부여했다. 김 장관은 “국가 간 이해가 부딪힐 때마다 진정성 있는 대화와 신뢰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축적한 게 있다면 대화할 만한 파트너구나. 프로 대 프로로 서로 신뢰할 상대라는 ‘라포’를 형성한 게 앞으로 투자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마지막으로 수개월간 몸을 ‘갈아서’ 국익을 지켜내고 협력 공간을 만들어낸 직원들과 기업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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