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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보다 비싼 ‘이 생선’, 1년새 두 배 ‘껑충’…무슨 일이?

입력 : 2025-11-14 13:00:00 수정 : 2025-11-14 09:34:43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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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 우리의 식탁을 바꾸다” 바다의 온도 1도 상승이 가져온 먹거리 위기

“예전엔 남해에서 9~10월만 돼도 어창이 중대형 고등어로 가득 찼는데, 요즘은 배를 띄워도 허탕 칠 때가 많습니다.”

 

부산의 한 선단에서 30년째 조업중인 한 선장의 한숨은 우리 바다의 변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국산 생물 고등어에 대한 선호는 여전하지만, 가격과 공급 불안정이 지속되면 노르웨이산 등 수입산 점유율 확대가 불가피하다. 게티이미지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오르면서 국내산 고등어가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국민 생선으로 불리던 고등어가 더 이상 국민 식탁에 오르기 어려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중·대형 고등어, ‘3분의 1’ 토막…산지가격은 두 배↑

 

14일 수산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된 국내산 고등어 가운데 중·대형어(300g 이상) 비중은 7.0%로, 지난해(9.0%)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1~9월 누적 비중은 3.9%로, 작년(13.3%)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평년(20.5%)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은 폭등했다. 지난달 냉장 고등어 산지 가격은 ㎏당 6591원으로, 1년 새 100% 넘게 상승했다. 소비자 가격 역시 1만1460원으로 작년보다 10% 가까이 올랐다.

 

대형마트 진열대에는 국산 대신 노르웨이산이 빠르게 자리를 채우고 있다. 지방 함량이 높아 맛이 진하지만, 냉동·해동 과정에서 신선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고등어, 한국 바다 떠났다”…기후변화의 역습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근본 원인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을 지목한다.

 

한 해양환경 전문가는 “기온 상승이 이어지며 고등어의 주요 서식지가 점점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기존 남해·동해 연안에서는 어군이 희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온이 1도 오르면 어류의 분포 범위가 수백㎞ 이동하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로 입증된 사실”이라며 “고등어가 사라진 게 아닌 우리 바다를 떠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급 불안 심화…“수입 의존 구조 굳어질 것”

 

국내 어획량 급감은 단순한 자연 변화가 아닌 수산물 공급망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국산 고등어 감소는 곧 수입산 의존 심화로 직결된다. 이미 국내 시장의 구조적 전환이 시작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산지 가격이 2배나 뛴 건 단순한 시장 반응이 아니다. ‘생물’ 고등어는 공급이 조금만 줄어도 가격이 급등해 소비자 물가의 직접적인 압박 요인이 된다.

 

국내 공급난을 더 심화시키는 건 중국의 내수 수요 급증이다.

 

중국이 최근 몇 년 새 내수용 수산물 수입을 크게 늘리면서 한국이 확보하던 물량이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가격 안정화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고등어뿐 아니라 오징어, 명태 등 주요 어종에서도 비슷한 재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 여전히 ‘국산 생물’ 선호…“선택의 여지 줄어”

 

소비자들은 여전히 국산 고등어의 신선도와 식감을 높이 평가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 생물 고등어에 대한 선호는 여전하지만, 가격과 공급 불안정이 지속되면 노르웨이산 등 수입산 점유율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앞으로는 ‘국산 신선도 vs 수입산 가격경쟁력’의 구도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가 이미 식탁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게티이미지

한때 ‘국민 생선’으로 불리던 고등어가 사라지는 건 단순한 시장 이슈가 아니다.

 

기후변화가 이미 식탁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수산업계 한 전문가는 “물때가 달라지고 어군이 깊은 곳으로 피하면서 어민 체감은 훨씬 심각하다”며 “연료비 부담까지 더해져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기후변화가 어업 구조와 식탁을 뒤흔드는 지금, 전문가들은 “이건 단지 고등어 문제가 아닌 해양생태계 전체의 적응력 시험대”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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