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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다면 이미 늦었다”…욕실 청소하다 쓰러진 이유

입력 : 2025-11-12 07:42:34 수정 : 2025-11-12 07:42:33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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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세제=가정용 화학폭탄”…욕실 청소의 ‘치명적 습관’
전문가들 “락스는 가정용보다 산업용에 가까운 독성 물질”

욕실 찌든 때를 한 번에 없애겠다며 락스와 세정제를 함께 사용하는 습관이 ‘치명적 화학사고’를 부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가정에서는 락스가 불필요하다. 깨끗함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을 지키는 안전한 청소 습관이다. 게티이미지

락스(차아염소산나트륨)는 대표적인 산화제이자 살균제다. 하지만 다른 세제와 섞이는 순간 독성 가스를 내뿜는 ‘화학 폭탄’으로 변한다.

 

전문가들은 “깨끗함보다 안전이 우선”이라며 가정 내 락스 사용의 전면 재점검을 요구하고 있다.

 

◆“락스+세정제=염소가스”…세계대전 살상무기와 동일 성분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은정 이화여대 과학교육학 박사는 유튜브 채널 의사친에서 “락스의 가장 큰 문제는 염소 기체가 발생한다는 점”이라며 “세정제나 세제와 섞어 쓰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락스와 산성 세정제(식초·구연산 등) 또는 주방용 세제를 함께 쓰면 강한 독성을 지닌 염소가스(Chlorine Gas) 가 발생한다.

 

이 염소가스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가스로 사용된 바로 그 물질이다.

 

최 박사는 “일본에서는 실제로 주부가 락스와 세제를 섞어 청소하다가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KF-94도 뚫린다”…마스크로는 방어 불가

 

많은 이들이 마스크 착용으로 안심하지만, 염소가스는 KF-94 마스크조차 통과한다.

 

최 박사는 “염소가스는 입자 크기가 너무 작아 KF-94 필터도 걸러내지 못한다”며 “마스크로는 전혀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락스의 강염기성 또한 위험하다.

 

최 박사는 “방송 실험 중 락스에 장시간 노출돼 화학성 폐렴 진단을 받았다”며 “폐포 사이에 스며든 가스는 잘 빠져나가지 않아 치료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락스는 단백질 분해제”…15분이면 머리카락도 녹는다

 

락스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강한 산화제다. 최 박사는 “머리카락을 락스에 담그면 15분 만에 녹을 정도”라며 “피부나 호흡기에 닿는 순간 조직 손상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순한 곰팡이 제거제’라 불리는 제품의 대부분도 성분상 락스(차아염소산나트륨)와 동일하다.

 

또 ‘소금으로 만들어 안전하다’는 광고에 대해서도 “하이포아염소산나트륨은 소금과 전혀 다른 물질”이라며 “나트륨이 들어갔다고 안전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염소가스는 기침, 호흡곤란, 폐부종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화학성 폐렴으로 진행될 수 있고, 증상이 늦게 나타나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KF-94는 기체 차단용이 아니다. 착용만으로는 절대 안전하지 않다.

 

락스는 살균력이 강하지만 실내 공기 오염의 주범이다. 어린이나 노약자는 미량 노출만으로도 폐 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락스=깨끗함’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지만, 청결보다 안전한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락스와 산성 세정제의 조합은 ‘가정용 화학폭탄’으로 불린다. 냄새가 약하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이미 염소가스가 퍼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락스 없이도 충분하다”…전문가들이 제시한 대체 청소법

 

전문가들은 “청소 중 어지럼증이나 눈 따가움이 느껴지면 즉시 환기하고, 즉시 그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락스 대신 과탄산소다, 구연산, 치약 등을 이용하면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청소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욕실 찌든 때는 과탄산소다를 50~6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녹이고, 필요시 치약을 소량 섞어 연마 효과를 높인다.

 

샤워기 헤드·수전 물때 제거시 구연산 용액을 사용하면 락스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행주 소독은 물에 적신 뒤 전자레인지에 30초~1분 가열하면 충분히 살균된다.

 

베이킹소다는 찌든 때 제거용이 아니라 평소 유지·관리용으로 사용해야 한다.

 

락스와 세제를 섞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평범한 욕실이 ‘치명적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 ‘깨끗한 욕실’을 원한다면, 먼저 안전한 과학을 알아야 한다. 게티이미지

전문가들은 락스의 가정용 판매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 전문가는 “락스는 가정에서 흔히 쓰지만, 성분과 반응성을 보면 사실상 산업용 화학물질”이라며 “일반 소비자는 안전 교육을 받지 않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가정용 세제의 화학안전 교육을 의무화하고, 포장 문구에 ‘혼합금지 경고’를 명시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청소하다 생명을 잃는 일은 없어야”…가정용 화학 안전의 첫걸음

 

락스는 여전히 ‘청소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가정에서는 락스가 불필요하다. 깨끗함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을 지키는 안전한 청소 습관이다.

 

락스와 세제를 섞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평범한 욕실이 ‘치명적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 ‘깨끗한 욕실’을 원한다면, 먼저 안전한 과학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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