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진보파 간 갈등, 지선 승리에 ‘찬물’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운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은 끝이 보이지만 싸움의 불씨는 민주당 안으로 옮겨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처음 치러진 주요 지방선거에서 모두 승리하며 기쁨을 누린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지만 민주당 일부 상원의원들이 공화당의 임시 예산안에 찬성하며 내홍이 일파만파 커지는 양상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악시오스 등은 민주당 내에서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을 포함한 중도 성향의 진보 진영 상원의원 8명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이날 본회의에서 공화당의 임시 예산안에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이들 의원은 모두 내년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
‘오바마 케어(전국민건강보험제도)’ 보조금 지급 연장을 요구하며 공화당과 강대강 대치를 이어왔던 민주당은 셧다운 종결의 길이 열리자 분노했다.
상원의 합의안에는 오바마 케어 보조금 연장이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공화당은 오바마 케어 보조금 연장과 관련한 표결을 다음 달 중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오바마 케어 보조금 연장에 진전이 없다”고 합의안에 선을 긋고 반대표를 던졌지만 당내 일부 의원들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러시다 털리브 하원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글을 올려 “슈머 원내대표는 이번 셧다운 국면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지 못했고 국민 눈높이에서 동떨어져 있다”며 “민주당에는 노동자를 위해 싸우고 실제 변화를 이끌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직격했다. 로 카나 하원의원은 “슈머 원내대표는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만큼 사임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건강보험료가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한 싸움조차 이끌지 못한다면 도대체 무엇을 위해 싸울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미국의 주요 진보정책그룹인 무브온도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건강보험료를 인상하고 아이들의 식량을 빼앗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약한 리더십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슈머 원내대표는 물러나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하원은 12일 본회의를 열고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하원의원들에게 즉각 워싱턴으로 복귀할 것을 통보했다. 상원에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종결하려면 전체 100표 중 60표 이상이 필요하지만 하원 절차의 경우 단순 과반 찬성이면 임시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어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하원 전체 435석 중 과반인 219석을 차지하고 있다.
하원 표결을 거쳐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까지 마치면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공식 종료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주인도미국대사 취임선서식에서 “상원의 셧다운 합의안을 수용한다”며 “아주 빠르게 나라를 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민주당 내 중도파와 진보파의 오래된 갈등을 다시 한번 노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민주당은 최근 조란 맘다니의 뉴욕시장 당선을 계기로 진보와 중도라는 정치적 진로를 놓고 노선을 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다만 당내 분위기가 악화하자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슈머 원내대표가 직책을 유지해야 하느냐’는 취지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하며 수습에 나섰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슈머 원내대표가 이끄는 상원 민주당 의원의 압도적 다수가 지난 7주간 용감하게 싸워 공화당의 당파적 지출 법안을 14∼15차례나 부결시켰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이번 셧다운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세운 35일을 넘어 이날 기준 41일째를 맞으며 사상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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