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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200억어치 돈잔치’ 벌인 암표상들…국세청, 고강도 세무조사 착수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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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7 07:00:00 수정 : 2025-11-06 20:26:52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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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류 콘텐츠 관련 여행상품을 기획하는 A업체는 B업체에게 티켓당 10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K-POP 콘서트 암표를 매수했다. B업체는 100명이 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리도록 해 암표를 매집했다. A업체는 B업체를 통해 확보한 4만여장의 암표를 6년에 걸쳐 관광객 등에게 팔거나 정가의 2.5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인터넷에 되팔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두 업체는 100억원에 달하는 수입액을 축소 신고했다. A업체의 경우 대표자·직원 배우자 등 특수관계인이 실제 근무하지 않았는데도 인건비 지급대상으로 신고해 경비를 부풀리기도 했다. 국세청은 A·B업체의 수익규모를 검증해 과소 신고분을 추징하고, 경비처리 적정성 여부 또한 중점 조사할 계획이다.

 

◆공기관 직원·교사도 암표팔이

 

7일 국세청에 따르면 팬심을 악용해 폭리를 취해 온 전문 암표상 개인·법인 등 17개 업자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전날 밝혔다. 조사대상에는 전문 암표기업은 물론 공공기관 근무자·사립학교 교사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수만건 이상의 거래를 통해 약 220억원의 암표를 유통한 것으로 추정됐다. 암표업자를 대상으로 국세청이 기획조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암표팔이 수법은 크게 네 가지 방식으로 분류된다.

 

우선 가장 전형적인 형태가 온라인 플랫폼이나 중고거래 커뮤니티를 통해 입장권에 웃돈을 얹어 되파는 형태다. 이 유형에 속한 업자들은 수년에 걸쳐 4만건 이상의 주요 입장권을 확보한 후 정가의 최대 30배가량으로 가격을 높여 암표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최정상 가수와 공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취급한 C씨의 경우 주요 공연은 정가 대비 약 15배에 달하는 240만원에, 주요 프로야구 경기는 10만원 수준의 입장권을 200만원가량으로 재판매했다. 대부분의 암표를 정가 대비 2배 이상 가격으로 재판매했지만 수익은 과소 신고했다. 조사 결과 C씨는 수년에 걸쳐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8억원 상당의 예금·부동산을 축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종사자와 교사 역시 이런 수법을 사용해 각각 4억원, 3억원 이상의 암표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방식은 티켓 구매 희망자를 대신해 예매하는 ‘대리 티케팅’ 방식이 활용된 사례다. 국세청에 따르면 대리 티케팅업자들은 전문 노하우를 갖춘 암표업계의 ‘프로선수’로 일부는 조직적인 사업체로 발전해 고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한 업체는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혜택을 받거나 빼돌린 소득으로 수억원대 국내·해외 주식을 사들이기도 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해 불법 예매를 조장하는 방식도 활용됐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한 번의 실행으로 키보드 입력 등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티케팅 전쟁’의 필수 장비로 여겨진다. 이에 매크로 예매 티켓 유통에 따른 단속 위험을 피하기 위해 아예 매크로 프로그램을 직접 판매하는 사례도 나타났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매크로 프로그램 제재를 피해 ‘온라인 새치기’를 가능케 하는 직접 예약링크를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암표 판매와 관련된 현금거래를 빠짐없이 확인하고, 정당한 세금을 추징해 조세 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누적 경상수지 사상 최대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2015년 이후 10년 만이며, 9월 흑자 규모는 월간 기준 역대 2위다. 29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반도체 수출 호황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34억7000만달러(약 19조40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91억5000만달러), 작년 9월(112억9000만달러)보다 각 43억2000만달러, 21억8000만달러 늘었다. 

 

이는 역대 9월 기록 중 최대 규모이며 전체 월별로는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지난 6월 기록한 142억7000만달러다. 월간 연속 흑자 기록은 29개월로 늘며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길어졌다.

 

항목별로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142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역대 9월 중 2017년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수출이 672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다. 통관기준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선박(23.8%), 반도체(22.1%), 전기·전자제품(14.0%), 승용차(14.0%) 등 수출액이 늘었다. 지역별로는 관세 타격으로 미국(-1.4%) 수출은 줄었지만, 동남아(21.9%)·유럽연합(EU·19.3%) 등에서 호조를 보였다.

 

이외 본원소득수지는 29억6000만달러 흑자를 거뒀고 서비스수지(-33억2000만달러), 이전소득수지(-4억2000만달러)는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827억7000만달러)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치였던 2015년 777억9000만달러를 10년 만에 약 50억달러 뛰어넘었다. 전년 같은 기간(672억3000만달러)과 비교하면 약 23% 증가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반도체 수출이 호황을 보였고, 비IT(정보기술) 품목 수출도 반등 기미를 보이며 경상수지 흑자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11∼12월에도 양호한 경상수지 흑자 수준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연간 전망치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지난 8월 역대 최대치인 1100억달러를 전망한 바 있다.

 

신 국장은 “반도체 호조세가 예상보다 강하다”며 “그동안 불확실했던 관세협상 우려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완화된 부분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호조세에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도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KCIF)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글로벌 IB 8개사가 제시한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평균 1.9%였다. 이는 한은이 지난 8월 제시한 전망치(1.6%)를 훌쩍 넘는 수치다.

 

씨티가 기존 1.6%에서 2.2%로 전망치를 대폭 상향하면서 평균치가 지난 9월 말(1.8%)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2.2% 성장을 전망했다. 노무라는 1.9%, UBS는 1.8%, 바클리와 HSBC는 1.7%로 보고 있다. IB들은 수출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호조를 보이며 성장률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0%로 지난달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IB 8곳 평균 전망치는 지난 5월 0.8%에서 6월 0.9%, 8월 1%로 올랐다. 수출 호조 및 정부의 재정부양책 등이 상향 요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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