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문체부에서 공청회 열어 유료화 논의 진행
국립중앙박물관이 올해 연간 누적 관람객 50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박물관 유료화 논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입장료를 통한 재원 마련으로 운영·관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반면 시민들의 심리적 저항감으로 관람객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료화 시점과 방식에 대해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08년 5월부터 무료입장을 시행했다. 이전에는 일반(19~64세) 2000원, 청소년(7~18세) 1000원의 입장료를 받았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을 포함한 14개 국립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의 상설전이 무료 관람으로 바뀌었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는 “공간과 소장 유물을 국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여 국민에게 더 많은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전시관에 한해서는 관람료를 받고 있다. 전시마다 다르지만 관람료는 성인 기준 5000원∼1만9000원 수준이다.
최근 박물관 관람객이 급증하면서 상설 전시 관람 유료화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유 관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박물관에 오는 사람을 막기 위해 유료화할 생각은 없다”며 “유료화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500만 명대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입장료를 받을지 말지, 어느 정도까지 무료로 할지, 재관람은 어떻게 할지 등 논의할 부분이 많다”며 “국·공·사립 박물관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찬성하는 누리꾼들은 “관람객이 늘어난 만큼 관리 차원에서 입장료를 받아야 한다”, “유료화를 해야 진지한 태도로 관람에 임한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유료화로 인해 박물관 접근성이 낮아져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세계일보에 “유료화가 시민들이 박물관을 이용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유료화 이후 시민들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박물관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입장료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무형의 홍보 효과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관람객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고 이들이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때 발생하는 한국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에 신중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술 전문 매체 ‘아트뉴스페이퍼’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 박물관 관람객 상위 10개 기관을 보면 국립중앙박물관을 포함해 세 곳만 무료입장 정책을 시행 중이다. 주요 박물관의 입장료를 살펴보면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22유로(약 3만6000원) △바티칸시국 바티칸박물관 20유로(약 3만3000원)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30달러(약 4만3000원) △멕시코 멕시코시티 국립인류학박물관 100페소(약 2400원)로 책정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유료화를 위한 단계적 절차를 밟기 위해 관람객 현황 파악에 나섰다. 유 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예약제를 도입해 젊은 세대는 인터넷으로 접근하고 온라인 사용이 어려운 세대는 현장에서 간단한 개인 정보를 입력해 무료 티켓을 발권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체부에서 내년에 공청회를 열어 심도 있게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료화 여부를 놓고 다양하고 현명한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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