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둘 다 가정의 가치 신봉했다”
바이든, 체니 딸에게 훈장 수여하기도
“우린 의견차가 컸지만 그래도 둘 다 가족의 가치를 믿었다.”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82)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원로인 딕 체니 전 부통령을 추모하며 한 말이다. 바이든은 대통령이 되기 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2009년 1월∼2017년 1월)의 부통령을 지냈다. 오바마의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2001년 1월∼2009년 1월) 밑에서 부통령을 역임한 체니는 여야를 떠나 바이든에겐 선배 부통령인 셈이다.
체니는 3일(현지시간) 8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폐렴 및 심혈관 질환 합병증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은 하루 뒤인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인의 별세를 애도했다. 바이든은 고인이 연방의회 하원에서 와이오밍주(州)를 대표하는 하원의원으로 오래 활동한 점, 흔히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조지 W H 부시 대통령(1989년 1월∼1993년 1월) 정권에서 국방부 장관, 그리고 ‘아들 부시’ 정권에서 부통령을 각각 맡은 점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공공 서비스에 평생을 바쳤다”는 말로 고인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소속 정당이 다른 점에서 보듯 바이든·체니 두 사람은 오랜 기간 미국의 대외 정책 등을 놓고 다퉜다. 2001년 9·11 참사를 계기로 미국이 뛰어든 ‘테러와의 전쟁’과 그 일환으로 단행된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침공 등이 대표적이다. 바이든은 임기 초인 2021년 아프간에 주둔한 미군에 완전 철수령을 내림으로써 2001년부터 20년간 진행된 아프간 전쟁을 끝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 점을 의식한 듯 바이든은 “우리는 많은 분야에서 서로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하지만 “그(체니)도 나(바이든)처럼 가족이 모든 것이라는 점을 믿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 다 가족과 가정의 가치를 절대적으로 신봉했고, 이 점만큼은 둘 사이에 아무런 차이도 없다는 뜻이다. 바이든은 고인의 아내 린 체니(84) 등 유족을 위로하는 것으로 추모의 글을 끝맺었다.
2024년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자 바이든은 대통령 임기 종료를 앞둔 올해 1월 고인의 딸 리즈 체니(59)에게 ‘대통령 시민 메달’(Presidential Citizens Medal)을 수여했다. 이는 미국에서 민간인에게 주어지는 영예로는 ‘대통령 자유 메달(Medal of Freedom)’ 다음으로 훈격이 높다. 리즈는 공화당 하원의원임에도 같은 당 소속인 트럼프에 비판적 태도를 취해왔다. 2021년 트럼프가 대선 불복을 선언하며 지지자들을 선동해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하도록 한 1·6 사태 이후로는 의회 차원의 진상 조사와 대통령 탄핵소추를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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