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면역 공백·이동량 증가 등 복합적 영향”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지난해보다 두 달가량 빠르게 시작되며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최근 1주일 새 환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보건당국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심한 수준의 유행”이 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A형(H3N2) 치료제 내성 없어…조기진단이 관건”
5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올해 43주차(10월 19~25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13.6명으로, 1년 전(3.9명)의 3.5배 수준에 달했다.
‘의사환자’는 38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기침·인후통 등 독감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뜻한다.
연령별로는 7~12세(31.6명), 1~6세(25.8명), 0세(16.4명) 등 영유아와 초등학생층에서 확산세가 두드러졌다.
이후 13~18세(15.8명), 19~49세(11.8명), 65세 이상(6.9명), 50~64세(6.4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병원급 의료기관 221곳의 인플루엔자 입원 환자는 같은 기간 98명으로, 지난해 같은 주(13명)의 7.5배에 달했다.
표본 의원급 기관의 호흡기 검체 검사에서도 바이러스 검출률이 11.6%로 전주 대비 4.3%포인트 상승, 본격적인 유행 초입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A형(H3N2)으로, 38도 이상의 고열과 오한, 근육통, 기침, 인후통, 콧물, 두통, 구토 등이 주 증상이다. 다행히 치료제 내성에 영향을 주는 변이는 보고되지 않았다.
◆전문가들 “면역 공백, 이동량 증가가 복합 작용”
한 감염병 역학전문가는 “올해 독감이 두 달 일찍 시작된 것은 사회적 이동량 증가와 면역 공백이 맞물린 결과”라며 “어린이·청소년층에서의 확산이 뚜렷해, 학교와 학원 등 집단생활 공간을 중심으로 전파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표본감시 결과상 환자 비율이 지난해의 3배를 넘었다는 것은 단순한 계절적 변동이 아니라 유행 강도가 매우 높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예방접종과 개인 위생수칙 준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현재 7~12세 아동의 환자 비율이 가장 높다”며 “면역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어린이의 경우 고열·경련·폐렴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학교나 학원에서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도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며 “예방접종을 아직 하지 않았다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감염내과 전문의는 “현재 유행 중인 A형(H3N2)은 치료제 내성 변이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조기 진단 후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회복이 빠르고, 증상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기와 달리 인플루엔자는 갑작스러운 고열과 근육통이 특징”이라며 “‘감기겠지’ 하고 넘기지 말고 병·의원에서 신속히 진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당국 “유행주의보, 작년보다 2달 빨라…‘겨울 내내 지속’ 가능성”
당국은 지난달 17일, 예년보다 두 달 빠른 시점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그러면서 “남반구 유행 상황과 국내 발생 추세를 감안할 때, 이번 동절기는 최근 10년 중 최악 수준의 유행이 될 수 있다”며 “올겨울은 ‘겨울 내내 독감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령자·임신부·영유아 등 면역 취약층은 반드시 예방접종을 통해 중증화 위험을 줄이고, 기침·발열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의사환자 분율이 10명대를 넘어선 것은 최근 10년 사이에서도 드문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팬데믹 동안 줄어든 감염 노출로 형성된 면역 공백이 올해 유행을 키운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해 수준의 강도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으며, 의료 대응체계의 조기 가동과 백신 접종률 제고가 관건이다.
한 학교 보건교사는 “등교율이 높고 학내 활동이 활발한 만큼, 손 씻기·기침 예절 등 기본 위생교육을 다시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학급 내 고열이나 기침 증상이 있는 학생은 조기 귀가 조치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올겨울 인플루엔자 유행은 지난해보다 빠르고 강하다.
사회적 활동 재개와 면역 공백이 만든 조기 확산 속에서 백신 접종과 위생수칙 준수만이 최선의 방어선이다.
당국은 “겨울 내내 이어질 수 있는 장기 유행”에 대비해 국민적 경각심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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