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직후 77 바닥 찍고 반등
전문가 “회복 이어질지 지켜봐야”
우리 국민이 향후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심리가 4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와 한·미 관세협상 타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코스피 랠리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뉴스심리지수는 124.62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7월29일 125.2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뉴스심리지수는 한은이 2022년 1월 개발해 매주 월요일 실험적 통계로 공표 중인 지수로, 경제 분야 언론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것이다. 기사에서 표본 문장을 추출해 각 문장의 긍정·부정·중립 감성을 분류하고, 긍정과 부정 문장 수의 차이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지수를 생성한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경제 심리가 과거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이 지수는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해 12월10일 77.08로 바닥을 찍었다. 이후 차츰 반등해 올해 8월25일 99.66까지 오른 후 100을 넘겼다. 지수는 100선 위에서 오르내리다가 한·미 관세협상의 불확실성,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등으로 경제 불안감이 커지던 지난달 13일 101.04까지 떨어졌다. 이날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넘기자 1년6개월 만에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지수는 점차 반등해 지난달 29일 120선을 넘었다. 지수가 120을 넘은 건 2021년 8월2일(120.69)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지수 상승 배경엔 우선 에이펙을 계기로 성사된 한·미 정상회담이 있다. 회담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118.36이었던 지수는 29일 121.20, 30일 124.05, 31일 124.62로 계속 올랐다. 양국의 관세협상이 타결되며 경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기대심리가 고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세협상 타결과 관련해 “굉장히 잘된 협상”이라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연일 신고가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코스피 훈풍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종의 강세 속에 코스피는 지난달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고 지난 3일엔 4200선까지 뚫어 ‘코스피 5000시대’ 기대감을 점점 키우고 있다.
주식 외에도 금, 부동산 등 모든 자산이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가 지속하는 점도 경제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정부가 잇달아 억제 대책을 내놓았지만,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감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은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2로 전월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10월(125)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아울러 3분기 우리 경제가 1.2%의 깜짝 성장률을 기록하며 연간 1%대 성장 달성 가능성이 커진 점 역시 낙관적인 전망을 키우고 있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상승세와 3분기 높았던 경제 성장률 등이 국민이 느끼는 경제 심리를 개선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다만 현재 우리 경제는 유동성으로 경기 침체를 극복하려는 모습”이라며 “실물경제와 자산 가격의 괴리가 좁혀져 실제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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