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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0.1% 하락해 국내→해외투자 전환되면 GDP 0.15%↓…“생산성 제고, 구조개혁 지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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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4 15:23:51 수정 : 2025-11-04 15:23:50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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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생산성이 0.1% 하락해 국내투자가 해외투자로 전환되면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15% 떨어질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경직적인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유연한 노동시장을 구축하는 등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일 현안 분석 보고서 '해외투자 증가의 거시경제적 배경과 함의'(김준형 연구위원·정규철 선임연구위원)에서 “생산성 둔화는 자본수익률 하락을 통해 국내투자를 해외투자로 전환시킨다”며 “이를 통해 GDP 감소폭이 생산성 하락률의 1.5배로 확대된다”고 밝혔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보고서는 총요소생산성(생산성)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최근 국내투자가 부진한 대신 해외투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0년 이후 노동투입 증가 속도가 완만하게 하락했지만 생산성 증가 속도가 급격히 둔화하면서 투자 결정의 핵심 요인인 자본수익성이 하락한 영향이다.

 

실제 국내투자 수익률은 빠르게 하락해서 2000년대 중반부터 해외투자 수익률 아래로 떨어졌다. 그 결과 국민소득 대비 순해외투자 비중은 2000∼2008년 0.7%였지만 2015∼2024년엔 4.1%로 6배로 늘었다.

 

보고서는 생산성이 0.1% 하락한 경우를 가정해 거시경제 영향을 분석한 결과 국내 자본이 0.15%(지난해 기준으로는 GDP의 0.7%, 약 18조원) 감소하고 순대외자산은 같은 규모로 증가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생산성 하락에 대응해 국내투자를 축소했기 때문이다.

 

GDP는 생산성 둔화 영향(0.1%포인트)에 국내 자본 감소 영향(0.05%p)이 더해지며 총 0.15% 감소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즉 생산성 하락(0.1%)의 1.5배 만큼 GDP가 줄어드는 것이다.

 

보고서는 노동소득 의존도가 높은 경제주체가 이런 상황에서 더 큰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본소득은 국내에서 감소하더라도 해외에서 상쇄되기 때문에 전체로는 줄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보고서는 “생산성 충격이 GDP, 해외투자(경상수지), 소득분배 등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은 이미 일본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일본은 1980년대 이후 자본수익성이 하락해 국내투자와 해외투자 수익률이 역전되고 해외투자가 늘어났다. 이는 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져 국민소득의 더 많은 부분이 해외 투자수익에 의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순수출은 2010년대 마이너스로 전환됐지만, 경상수지는 흑자를 유지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GDP의 6% 수준인 소득수지(해외투자 수익) 흑자 덕이다.

 

보고서는 이런 측면에서 경상수지 흑자만으로 경제건전성을 긍정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회계상 경상수지와 자본순유출은 회계상 순해외투자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일본에서 관찰된 흐름과 유사하게 한국에서도 생산성 증가세 둔화가 자본수익성 하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해 국내투자가 해외투자로 전환되고 있다”며 “국내경제의 활력을 강화하기 위해 생산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경제 구조개혁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망한 혁신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고 한계기업은 퇴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유연한 노동시장을 구축해 경제 전반의 생산성 개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간 200억달러 한도에 총 2000억달러를 직접 투자하기로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안과 관련해서는 “국내 투자에 일정 부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겠지만, 수익성이 아닌 다른 이유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일대일 규모로 국내 투자가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투자처가 결정되면 영향을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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