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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갈등 9년 만에 해소… 민생 협력·고위급 소통 정례화 [2025 경주 에이펙 폐막 - 한·중 정상회담]

입력 : 2025-11-02 18:30:00 수정 : 2025-11-02 20:58:49
경주=박영준 기자,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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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시진핑, 관계 복원 시동

경제 연결고리로 경색 관계 물꼬
시주석, 李대통령에 방중 요청도
李 “머지않은 시일 내 방문할 것”

비핵화 등 민감 이슈도 입장 교환
韓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 논의도

中 언론 “양국 협력 강화 신호탄”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일 한·중 정상회담은 10년 가까이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만큼이나 엄중함 속에 진행됐다. 100분 가까이 진행된 회담에서는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핵추진잠수함 도입 논의, 중국의 한·중 교류 제한 조치인 한한령(限韓令), 미·중 간 무역 갈등과 첨단 기술 경쟁, 서해 지역 분쟁에 이르기까지 산적한 현안이 이어지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이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감하고 자칫 불편할 수 있는 현안에 대해 양국은 차분히 입장을 교환하고, 일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70조원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 체결 연장, 경제 및 범죄대응 분야에서의 양해각서(MOU) 체결 등의 가시적 성과를 내고, 민생·경제를 앞세워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을 선언한 것도 의미가 크다. 이 대통령은 2일 페이스북에 시 주석으로부터 중국 방문 요청을 받았다고 전하고 “머지않은 시일 내 중국을 찾아 양국이 한층 더 가까운 이웃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썼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한·중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중 간 민생분야 실질 협력 강화 방안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중 고위급 정례소통 채널 가동, 수평적 협력에 기초한 호혜적 협력 추진 합의 등도 성과로 꼽힌다.

 

위 실장은 한국과 미국이 논의한 한국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포함한 다양한 안보 관련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핵추진잠수함 도입 추진과 관련해 중국의 반응이 있었냐는 질문에 “양 정상이 한·중 간에 다양한 여러 현안에 대해서 많은 의견 교환을 했다”면서 “이것은 서로 간에 정치적인 신뢰를 공고히 하는 데 큰 의미를 갖는 것이다. 그런 맥락 속에서 다양한 안보 이슈들도 다뤄졌다고만 말씀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위 실장은 “한반도의 평화 문제, 안정 문제, 비핵 문제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면서 “한반도의 평화, 안정에 관한 중국의 정책적 입장은 유지가 된다는 것을 우리가 여실히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회담에서는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 서해 해양 구조물 문제, 한한령 해제 관련 논의도 있었다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한화오션 문제에 대해서도 생산적인 논의가 있었고, 이 문제는 미·중 간에 지금 무역 분쟁하고도 연루가 돼 있는 문제”라면서 “미·중 간의 문제가 좀 풀려나가면 그런 분위기 속에서 한화오션 문제도 생산적인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해 문제, 한한령도 다 다루어졌고, 좋은 논의가 있었다”면서 “서로 실무적인 협의를 해 나가자, 서로 소통하면서 문제를 풀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국 간 현안들이 민감성을 띠는 만큼 실질적인 논의 진전과 성과 도출까지는 작지 않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워싱턴 방문 당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에서 “한국이 과거처럼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과 같은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향후 대중 정책 기조를 어떻게 이어갈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마주 앉은 두 정상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1일 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97분가량 진행된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한국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한한령 해제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경주=남정탁 기자

중국 관영 매체들은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과 발전이 심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일 시 주석과 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시 주석의 한국 방문이 양국 간 협력 강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한국 언론의 보도를 전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시 주석의) 방문은 한·중 관계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전날 황재호 한국외대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 원장은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이번 방한은 ‘구름을 걷고 햇살을 보는 여정’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한·중 관계는 부침을 겪었지만 이번 시 주석의 방한으로 양국 간 신뢰 회복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 분야 싱크탱크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샹하오위 연구원은 “이번 방문은 양국 경제 협력에 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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