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협정 개정·美의회 승인 숙제
트럼프 뜻대로 ‘핵잠’ 美서 건조 땐
국내 부품·소재·장비 반입도 쟁점
‘억지력’ 위해 잠수함 핵연료 요구
美국방 “韓, 방위에 더 책임” 호평
함정 건조 등 방산협력 의제될 듯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난달 29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핵추진잠수함 도입의 첫발을 내디딘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다.
이재명 대통령은 회담에서 핵추진잠수함에 사용할 핵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 달라고 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튿날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며 한화오션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이 세계 8번째로 핵추진잠수함 보유국이 되는 길이 일단 열렸다. 현재 핵잠수함은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가 갖고 있다. 미국·영국과 함께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에 참여하는 호주는 양국의 지원을 받아 핵추진잠수함을 전력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핵추진잠수함을 실제로 확보하려면 지금까지의 과정보다 훨씬 복잡한 변수들을 풀어나가야 한다. 잠수함에 사용할 핵연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평화적 목적에 국한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더불어 별도의 특별 협정이 필요하다. 1958년 영국은 미국에서 핵연료와 핵기술을 받으면서 상호방위협정(MDA)을 맺었다. 이를 통해 미국이 영국에 잠수함용 원자로 및 핵연료를 공급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MDA 없이 핵연료 이전을 추진하려면 광범위한 법률 검토를 거쳐야 하는데,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만 승인이 이뤄진다. 미 의회의 승인을 얻는 문제도 있다. 국내 대신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경우 한국에서 제작한 장비·소재·부품·기술의 미국 내 반입 여부, 미국 정부의 기술통제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폭증한다. 어떤 형태로든 다양한 레벨에서 미국 정부와의 협의를 진행하는 것이 필수적 요소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미 국방부 장관이 참석하는 안보협의회의(SCM)가 주목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4일 서울에서 제57차 SCM을 개최할 예정이다. SCM은 한국과 미국의 주요 군사정책을 협의·조정하는 양국 국방 분야 최고위급 기구다. 이재명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SCM에서는 대북정책 공조와 한·미 연합방위태세, 확장억제, 지역안보협력, 사이버·우주·미사일 협력, 함정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 등 방위산업 협력, 국방과학기술 협력 등이 논의될 계획이다.
한·미 정상회담 이전까지는 SCM에서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과 국방예산 증액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재명정부는 전작권 전환에 의욕적이고, 트럼프 2기 행정부도 동맹국들이 더 많은 군사적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는 ‘부담 분담’ 정책 기조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핵추진잠수함 문제가 불거지면서 SCM에서도 함정건조 등 방위산업 협력과 국방과학기술 협력 차원에서 한·미 간 의제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미 정상회담 전에 미 국방부는 SCM과 관련, “헤그세스 장관은 한국 정부가 국방지출을 증액하고 한·미동맹의 억지력과 방위에 더 큰 책임을 맡으려는 의지를 보인 점을 높이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괄적 범위에서 한국이 한반도 방위부담을 기존보다 늘린다는 취지에서 핵추진잠수함 관련 문제를 놓고 양측이 후속 논의를 이어간다는 수준에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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