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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경제 대국 인도, 여권 파워는 한국과 현격한 차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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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1 15:10:54 수정 : 2025-11-01 19:56:45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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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여권 지수’에서 한국 2위, 인도는 85위
인도 여권으로 무비자 입국 가능한 나라 57곳
“정치적 불안 심화, 낙후한 출입국 시스템 탓”

2023년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로 공인을 받았다. 현재 인도 인구는 약 14억6300만명, 중국은 14억1600만명으로 인도의 근소한 우위가 계속되고 있다. 인도는 경제력 면에서도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을 진작 제쳤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따져 인도는 미국, 중국, 독일, 일본에 이은 세계 5위 경제 대국으로 통한다.

 

인도 여권. 최근 발표된 ‘헨리 여권 지수’에서 인도는 비자 없이 여권만으로 입국할 수 있는 나라가 57개국에 불과해 여권 파워가 세계 199개국 가운데 85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

지구촌 최대 시장 중 한 곳으로 부상한 인도에 세계 각국의 러브콜이 쏟아진다. 하지만 정작 인도인들이 관광 등 명목으로 자국에 오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나라들이 여전히 많다. 초강대국의 요건을 하나둘씩 갖춰 가는 인도의 여권 파워는 아직 약소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10월31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헨리 여권 지수’(Henley Passport Index)에서 인도는 199개국 가운데 고작 85위에 그쳤다. 이는 2024년과 비교해 5계단이나 떨어진 수치로 르완다(78위), 가나(74위), 아제르바이잔(72위)처럼 인구 및 경제 규모가 인도와 비교도 안 되는 나라들보다 못한 수준이다.

 

국제 법률 회사 ‘헨리 앤드 파트너스’가 매년 세계 각국을 상대로 조사를 실시한 뒤 발표하는 헨리 여권 지수는 여권만 있으면 비자(사증) 없이 입국할 수 있는 국가 수를 기준으로 매긴다. 순위가 높은 나라의 국민은 무비자로 방문이 가능한 외국 수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현재 1위는 싱가포르(193개국 무비자 여행 가능), 2위는 한국(190개국 〃 ), 3위는 일본(189개국 〃 )이 각각 차지하고 있다.

 

반면 인도 국민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나라는 57개국에 불과하다. 이 같은 인도 여권의 취약성은 경쟁국인 중국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국력 신장을 바탕으로 여러 국가와 협정을 체결해 자국민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나라 수를 82개국까지 늘렸다. 그 결과 올해 헨리 여권 지수에서 인도보다 훨씬 높은 60위에 랭크될 수 있었다.

 

인도의 국제공항 풍경. 인도는 여권·비자 조작 같은 사기 범죄가 흔한 데다 출입국 절차 또한 느리고 까다롭기로 악명이 높다. 게티이미지

인도의 여권 파워는 왜 그토록 기대 이하일까. 일각에선 인도의 정정이 불안해진 것을 주된 요인으로 꼽는다. 2014년 집권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부는 강력한 힌두교 민족주의에 기반한 소수 종교·민족 억압책을 펴는 중이다. 이에 반발한 시크교 인도인들은 국내에서 분리·독립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외국으로 나가서 모디 총리를 성토하는 반정부 운동에 가담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힌두교와 시크교의 대립 심화, 소수 종교·민족에 대한 사회적 개방성 위축 등 정치적 격변이 안정적이고 민주적인 국가로서 인도의 이미지를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세계 곳곳에서 인도 국적의 불법 체류자 적발이 끊이지 않는 현실 또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의 어느 전직 외교관은 BBC에 “많은 국가들이 인도 출신 이민자들을 여전히 경계하는 중”이라며 “불법 체류자 증가가 국제사회에서 인도의 평판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인도 정부의 여권 발급 및 관리 등 시스템은 보안이 취약하기로 악명이 높다. 2024년 델리 경찰은 비자나 여권 조작 같은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무려 203명을 체포했다. 인도의 느리고 까다로운 출입국 절차 또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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