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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큰 그림…SK, 엔비디아와 국내 ‘제조 AI’ 혁신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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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31 16:21:22 수정 : 2025-10-31 16:21:22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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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옴니버스 활용 ‘제조 AI 클라우드’ 구축
아시아 최초의 ‘구축·운영·사용 일원화’ 사례
클라우드 개방해 외부 수요처도 활용하도록
최태원 ‘韓 제조업 공생 모델’ 철학 현실화

SK그룹이 엔비디아와 손잡고 국내 제조업 생태계의 인공지능(AI) 혁신에 나선다. SK그룹은 아시아 최초로 엔비디아의 제조 AI 플랫폼 ‘옴니버스’를 활용한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이를 공공기관과 스타트업 등에도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31일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만나 이같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한국 기업 총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황 CEO, 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SK그룹이 엔비디아와 추진하는 제조 AI 클라우드는 글로벌 제조업계에서 도입을 위한 관심이 커지는 분야다. 엔비디아의 옴니버스는 현실 제조 공장 환경을 가상 공간에 동일하게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의 플랫폼으로, 제조업 생산공정을 온라인 3D 가상공간에 동일하게 구현해 시뮬레이션하도록 지원한다. 이 경우 가상공간에서 미리 생산 공정 검증이 가능해 수율(양품 비율) 개선과 설비 유지·보수 효율성을 제고하고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엔비디아 측은 옴니버스 기반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에서 운영, 사용까지 일원화하는 사례는 현재까지 아시아에서 SK그룹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일원화의 핵심은 운영 주체다. 현재 국내에서 옴니버스를 사용하기 위해선 해외 데이터센터에 해외 사업자가 구축해놓은 버전을 이용해야 하는데, SK그룹은 국내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짓고 그 서버에 옴니버스 클라우드를 구축해 활용도를 대폭 높이겠다는 것이다.

 

제조 AI 클라우드는 SK하이닉스가 도입하는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저장장치(GPU)인 블랙웰 2000여장을 기반으로 한다. SK텔레콤은 해당 클라우드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와 용인반도체클러스트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구측과 운영, 서비스를 맡는다. 해외 데이터센터에 의존하지 않고 옴니버스에 직접 접근하는 환경을 만들어 국내 제조업에 최적화된 성능과 데이터 보안을 보장하겠다는 구상이 깔렸다. 

엔비디아는 GPU 공급 뿐 아니라 옴니버스를 바탕으로 국내 제조업에 특화된 AI 모델을 SK와 개발하고 소프트웨어 최적화, AI 모델 학습 및 추론, 클라우드 운영 자동화, 시뮬레이션 튜닝 등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SK그룹의 제조 AI 클라우드 개방 방침은 국내 제조 역량을 한 차원 발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AI 도입 장벽에 부담감을 느낀 국내 제조업 기업들이 제조 AI를 실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세계적으로 제조업에 AI를 도입해 불량을 일찍 발견하거나 최소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적기에 유지 보수하는 것이 제조업의 성패로 꼽히고 있어 국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에겐 옴니버스 활용이 향후 역량 강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면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클라우드 개방 방침은 평소 최 회장의 국내 제조업 협력 철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해 9월 열린 ‘2024 울산포럼’에서 “하나의 개별기업이 AI를 이용해서 경쟁력을 갖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공생 모델’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최 회장은 “전체 데이터를 모아서, 공용으로 데이터를 쓰려는 시도가 아니라면 솔직히 ‘나 혼자 따로 하겠다’는 것은 비용만 엄청 들고 AI가 그렇게 효과적이진 못할 것”이라며 “공통적인 (데이터를) 모아서 AI가 능률을 가하기 시작한다면 비용과 에너지를 훨씬 줄일 수 있고, 전체 레벨에서 움직인다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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