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착공 후 3개월만 초스피드 준공
‘선 공사 후 품질시험’ 외관상태시험 누락
녹이 슨 중고 복공판을 사용해 안전 논란이 인 대전시 유등교 가설교량 건설 과정이 위법 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관리계획 승인없이 착공하고 시공 전 받아야 하는 품질시험도 건너뛰었다. 조기 준공을 위해 ‘속도’에 매몰돼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30일 국토교통부와 국토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유등교 가설교량 공사 시작 전 받아야 하는 다수의 안전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건설기술진흥법을 보면 건설 사업자는 착공 전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발주자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유등교 가설교량의 경우 공사 준공 이후 20일이 지나서야 관련 문서가 제출됐다. 사실상 선(先)시공 후(後) 검증인 셈이다.
유등교 가설교량은 지난해 11월20일 착공해 약 3개월 만인 올해 2월28일 완공했다. 가설교량 개통 후 3월18일 시는 조건부적정을 내렸다.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문제를 제기한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심지어 해당 계획서조차 조건부 적정 판정을 받았고 이에 대한 보완은 이번 달 25일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공사를 마치고 뒤늦게 계획서를 내는 건 위법행위로 형사처벌 대상이다. 안전관리계획서 승인 없는 착공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가설교량의 구조적 안전성 검토 과정에서 기술사 확인 절차도 누락됐다. 유등교의 경우 복합가설구조물과 흙막이 공사에서 관계전문가 확인이 안됐다.
불량 자재 반입 차단을 위해 시행하는 품질시험도 부실했다.
관련 법에는 복공판 200장 당 1장씩, 자재반입 10일 전까지 품질시험이 이뤄져야하는 데 유등교 가설교량은 자재가 이미 반입돼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뒤늦게 이뤄졌다. 규정상 의무인 외관상태시험은 아예 누락됐다. 가설교량에 쓰인 중고 복공판은 모두 3300장으로 시험계획엔 외관상태와 성능시험을 각 17회 시행한다고 제출했다. 내하중성과 미끄럼저항시험은 17회 시험했다. 외관상태시험을 하지 않은 복공판은 녹이 발생하고 주거더 도장이 떨어지는 등 유지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 의원은 “반입하는 자재가 적정한지 검사하는 게 품질시험인데 이미 자재가 다 사용된 다음에 이뤄졌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더니 시민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 공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3일 유등교 가설 교량 합동 현장 조사에 나섰던 국토부와 국토관리원은 이 같은 부분을 확인하고 대전시에 계측관리 강화, 품질시험 재이행, 복공판 유지관리 연장 등을 권고했다. 시 자체 감사 필요성도 제시했다. 위법 부분과 관련 건설사업자에는 대전시가 벌점 1점을 부과하도록 조치했다.
1970년 12월에 지어진 유등교는 대전 서구 도마동과 중구 유천동을 잇는 대형교량으로 하루 6만대 이상의 차량이 통행했다.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교량이 침하돼 시는 ‘철거 후 재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새로 건설되는 유등교는 170m 길이로 도시철도 2호선 2개 차로와 6개 차선을 합해 8차로 규모로 지어진다. 2028년 6월 준공이 목표다. 시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설교량을 지어 올 2월 개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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