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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풋볼리티카 외

입력 : 2025-11-01 06:00:00 수정 : 2025-10-31 01: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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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티카(라몬 우살, 조진희 옮김, 나름북스, 2만2000원)=‘풋볼리티카(Futbolitica)’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방에서 사용되는 카탈루냐어의 축구(futbol)와 정치(politica)를 결합한 조어다. 바르셀로나 출신 작가인 저자는 축구를 “정치적 함의를 지닌 스포츠”라고 주장한다. 축구클럽은 민족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FC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의 역사와 깊이 얽혀 있다. 이 클럽은 한때 스페인 프랑코 독재정권(1939~1975)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었으며 카탈루냐 독립의 표상이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축구는 성평등 운동의 최전선이라는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지만, 국가나 기업 등 집단의 부정적 이미지를 세탁하는 ‘스포츠워싱(Sportswashing)’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했다. 저자는 축구를 통해 세계의 정치사와 사회 운동을 읽어낸다.


백악관 상황실(조지 스테퍼노펄러스·리사 디키, 천상명·황성연 옮김, 21세기북스, 2만5000원)=미국 역사를 뒤흔든 중대사의 중심에는 언제나 백악관 지하에 있는 상황실이 있었다. 책은 이 상황실을 중심으로 존 F 케네디부터 조 바이든까지 12명의 대통령이 직면했던 주요 위기들을 한 공간과 시간의 흐름으로 엮어낸 논픽션이다. 저자는 이 공간을 단순히 ‘방’이라기보다는 미국의 핵심 정보와 정책이 결정되는 “국가 안보의 심장부”라고 말하며 그 내부에서 벌어졌던 긴박한 순간들을 생생하게 전한다. 케네디 시대의 쿠바 미사일 위기, 지미 카터 시대의 이란 인질사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 등이 담겨 있다.

붉은 겨울이 온다(정수종, 추수밭, 1만8000원)=여름은 오래 지속되고, 초록 낙엽이 늦가을 대로변을 뒤덮는다. 봄꽃은 이제 눈속에서 피어난다. 환경공학자인 저자는 이러한 기후변화의 범인으로 인간을 지목한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거주하고, 생산하고, 즐기는 여러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가 우리의 터전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삶의 터전을 복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정치·경제·법·기술 등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부문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빛을 먹는 존재들(조이 슐랭거·정지인 옮김, 생각의힘, 2만3800원)=“식물에 지능이 있을까?”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식물은 감각이나 판단 능력이 없는 존재로 취급받았다. 찰스 다윈이 1880년 식물의 어린뿌리 말단이 “하등동물의 뇌처럼 작동한다”는 ‘뿌리-뇌(root-brain)’ 가설을 내놓았지만, 당시 식물학자들에게 맹렬한 비판을 받았다. 미국 과학저널리스트인 저자는 하와이 카우아이섬 절벽부터 칠레 정글 등 지구 곳곳에서 실험을 진행 중인 과학자들을 뒤쫓아 취재한 결과를 토대로 “식물에도 지능이 있다”고 주장한다. 식물은 가해진 접촉을 느끼고 반응한다.

농담의 쓸모(유영구, 한울아카데미, 2만2000원)=명지학원 이사장과 KBO 총재를 역임한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다. 저자는 굴곡 많은 삶을 살면서 위기에 부닥칠 때마다 인생의 깊이가 스며 있는 농담으로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위로해 왔다고 말한다. 자신이 농담을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 “농담에는 공감이 있고, 위로가 있고,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의 농담에는 ‘기본과 품격을 지키자’, ‘들어주는 이를 더 빛나게 하자’ 같은 그 나름의 철학도 담겨 있다. 저자는 “살면서 굴곡이 많았다. 누군들 그렇지 않겠는가마는 나 역시 그랬다. 작은 일과 큰일을 겪으며 그때마다 농담으로 그 시기를 건너곤 했다. 내 농담이 다른 사람의 어떤 순간을 잠깐이나마 위로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으스스 호수(지오 러더퍼드 글·그림, 이충호 옮김, 동녁주니어, 2만3000원)=지구에 있는 25개 호수에 숨은 흥미로운 과학적 지식을 쉽게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오대호의 일부인 슈피리어호, 중앙아메리카의 니카라과호, 미국 옐로스톤 온천, 러시아의 바이칼호 등 대중에 널리 알려진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독자에게 생소한 곳도 많다. 인도의 루프쿤드호는 거의 일 년 내내 녹지 않던 눈이 따뜻한 계절에 녹으면 파묻혀 있던 수백구의 시신이 드러나 ‘해골 호수’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시각예술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구아슈(불투명 수채화 물감의 일종)로 그린 삽화로 글에 생동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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