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전통과 현대 잘 어우러져", 도시 전체가 박물관, '한국의 미' 돋보여
한복 아름다움 전 세계에 널리 알린다
'한복, 내일을 날다' 슬로건, 전통과 첨단기술 융합 무대
특별제작 에이펙 기념 한복 공개, "한국 문화의 저력 보여줄 것"
"원더풀! 천년고도 경북 경주의 밤은 낮보다 훨씬 아름다워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정상회의 주간을 맞아 에이펙이 열리고 있는 경북 경주는 빛으로 깨운 천년고도 신라의 달밤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28일 오후 8시쯤 경북 경주시 황남동 대릉원 일대는 푸르고 높던 가을 하늘이 어둑해지면서 고도 경주의 왕릉들은 천년의 잠에서 깨어난 듯 저마다의 서사를 전했다.
천마총에는 황리단길과 대릉원을 잇는 시간의 입구를 표현한, 황남대총에는 신라와 마립간의 역사를 빛으로 되살린 미디어아트가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져 보여 정말 환상적이에요"
서울에서 가족여행을 온 50대 주부 정모씨는 대릉원의 달라진 야경을 이처럼 반겼다.
그는 "세계적으로 서울은 잘 알려졌지만, 한국적이고 역사가 깊은 경주는 그렇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 에이펙을 계기로 이렇게 좋아진 만큼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경주시는 에이펙 정상회의 개최를 맞아 관광객을 위한 야간 볼거리로 대릉원 미디어아트 몽화(夢華)를 마련했다.
몽화는 꿈에서 노닐던 즐거움을 뜻한다.
행사에서는 '천년의 문이 열리다'라는 주제로 대릉원 곳곳에서 10가지 테마의 미디어아트 및 다양한 체험활동을 즐길 수 있다.
미디어아트는 다음 달 16일까지 오후 7~10시까지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천년고도의 밤마실을 첨성대로 잇는다면 또 다른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조선시대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속 1467개의 별과 28수 별자리, 동서남북을 수호하는 사신도(청룡·백호·주작·현무)를 표현한 미디어파사드가 첨성대에 불어넣은 생기를 확인할 수 있다.
에이펙을 맞아 다소 밋밋했던 신라의 달밤을 빛의 향연으로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보문호 주변에서는 다음 달 1일까지 '우리의 달, 모두의 달'을 주제로 멀티미디어 쇼가 진행된다.
신라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빛 조형물이 수변 길에서, '알에서 태어난 혁거세'를 모티브로 한 높이 15m의 대형 상징물의 미디어아트 등이 호반 광장에서 경주의 밤을 환하게 밝힌다.
또 다른 색다른 볼거리는 경북도와 경주시가 29일 오후 6시 30분 경주 월정교 수상 특설무대에 마련한 'APEC 2025 KOREA 한복 패션쇼'다.
한복 패션쇼는 2025년 에이펙 정상회의 주간(10.27~11.1)에 열린 주요 문화 행사 중 하나다.
'한복, 내일을 날다'라는 슬로건 아래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문화 교류의 장으로 펼쳐졌다.
한복을 중심으로 한 5韓(한복·한식·한옥·한지·한글) 콘텐츠에 전통과 첨단기술을 융합한 무대를 선보인다.
신라시대 왕궁과 교외를 잇던 관문인 월정교를 배경으로 전통의 곡선미를 형상화한 'ㅎ'형태의 수상 런웨이로 무대를 꾸몄다.
신라 왕(王)복, 에이펙 기념 한복, 인공지능(AI) 한복 등 다양한 테마 패션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됐다.
이진희 디자이너가 제작한 AI 한복은 전통의 형태미에 인공지능 기반을 접목한 작품으로 한복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에이펙 정상회의를 기념해 제작된 에이펙 기념 한복이 최초로 공개됐다.
남성복은 구혜자 침선장이, 여성복은 강미자 명장이 제작했으며 상주 함창 명주에 한글과 구름 문양을 직조해 한국적 아름다움을 살렸다.
경북도는 우리나라 한복 문화의 원류로 비단과 삼베 등 원료 생산에서부터 제작까지 이어지는 전국 유일의 산업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에이펙 정상회의에 참가한 대표단과 경제인이 다수 참여해 한지 전시, 한복 체험 등 전통문화 프로그램과 경북의 문화와 정서를 직접 경험하는 교류의 장을 펼쳐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한복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문화의 매개체"라며 "에이펙 한복 패션쇼를 통해 경북의 문화 저력과 전통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한복이 글로벌 문화콘텐츠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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