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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본행 전용기서 또 러브콜 … 김정은은 묵묵부답

입력 : 2025-10-28 06:00:00 수정 : 2025-10-27 23:10:08
장민주·이강진·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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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과 회동 강력 의지

핵보유국 인정 뉘앙스 발언 이어
“기꺼이 회동·일정 연장 쉬워” 강조

방러 최선희 31일쯤에 귀국 전망
대화 보이콧·회동 준비 의견 갈려
회동 성사 가능성 ‘희박’에 무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을 향한 구애가 시간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북한은 시종일관 무반응이지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어떻게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고야 말겠다는 듯한 태도다. ‘핵보유국(nuclear power)’ 지위를 인정한 듯한 말로 공세를 펼쳤으나 북한의 반응이 없자, 자신의 방한 일정을 연장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두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여전히 적다는 분석이 유력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생각지 못했을 정도로 강하고, 김 위원장도 북한의 비핵화 논의만 접는다면 만날 수 있음을 이미 밝힌 바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기내서 질의응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왼쪽),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가 지켜보는 가운데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을 위해 방한 일정을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쿠알라룸푸르=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에 나서며 김 위원장과의 회동 의지는 구체적으로 밝혔고, 며칠 사이 표현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는 한국 방문 도중 김 위원장과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날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가 연락한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나는 분명히 열려 있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은 일종의 핵보유국”이라고 언급했다는 특히 눈길을 끌었다.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핵보유국’(nuclear weapon state)과는 다르지만, 북한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듯한 뉘앙스는 분명하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하면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27일 일본 도쿄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취재진과 만나서는 “기꺼이 만날 것”이라고 회동 의지를 보다 강하게 표현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29∼30일로 예정된 한국 방문 일정을 연장할 수 있다고 밝힌 점이다. 일정 연장이 “아주 쉬운 일”이라고까지 했다.

북한은 지금까지도 전혀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아 회동이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아직까지는 대체적인 전망이다. 북한의 부정적 태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외교 핵심인 최선희 외무상이 러시아, 벨라루스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이 지난 31일쯤에야 귀국한다는 점이다. 최 외무상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다. 우리 정부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날 가능성에 대해 “매우 희박하다”(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고 평가하고 있다. 최 외무상의 부재는 곧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북한의 ‘보이콧 선언’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선중앙통신·AP연합뉴스

하지만 최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견해를 듣고, 더 나아가 양해를 구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있다. 회동 준비로 보이는 움직임도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북·미 간 물밑접촉의 단서, 징후로 미국이 과거 북·미 정상의 만남 때 실무를 담당했던 케빈 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부차관보를 주한미국대사 대리로 임명한 점, 북한이 최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판문각 주변 미화작업을 진행했던 점을 들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역임한 케이티 맥팔런드는 지난 25일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에 대해선 항상 예상하지 못한 일을 예상해야 하지 않냐”라며 “현재 예정된 회담은 없지만 첫 임기 때 북한 지도자와 만난 적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선의를 얻어냈다.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그런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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