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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 못 참겠네”…외국엔 없다는 ‘K-식문화’ 뭐길래

입력 : 2025-10-29 17:00:00 수정 : 2025-10-29 15:54:56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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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진흥원·농식품부, ‘2025 한식 컨퍼런스 워크숍’ 성료
해외 F&B전문가 참여…채소발효 등 한식 철학·문화 공유

“코리안 바비큐가 대체 뭔가요? 김치랑 왜 같이 먹나요? 다른 나라에는 없나요?”

 

한식진흥원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주최한 ‘2025 한식 컨퍼런스 워크숍’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27일부터 이날까지 서울 일대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해외 F&B 전문가들이 참여해 한국 채소의 발효의 과거부터 미래까지 다양한 한국 식문화에 대해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최근 해외에서 큰 관심을 얻고 있는 ‘K-식문화’에 대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다”며 수차례 질문을 이어갔다.

지난 28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진행된 ‘한식 컨퍼런스 워크숍’. 한식진흥원 제공

 

이번 워크숍은 ‘한국의 채소 발효: 정체성·어울림·일상성·포용성’을 주제로, 한국 채소 발효의 역사와 가치, 현대적 해석을 함께 탐구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한국의 발효음식은 부족과 결핍을 극복한 결과물로 꼽힌다. 과일이 풍족해 과일식초로 채소를 절이는 문화가 발달했던 지중해 지역과 달리 한국은 과거 과일이 귀했고, 곡물은 식량으로 우선 소비해야 했다. 식초 역시 약용이나 조미료 용도로만 제한적으로 쓰였다. 대신 한국인들은 비교적 풍부한 콩을 발효시켜 간장과 된장을 만들고, 여기에 채소를 담가 장아찌를 만드는 문화를 만들어갔다. 대표적으로 김치는 소금에 절여 조직을 살리고, 젓갈과 향신양념을 더해 발효를 유도하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발전했다.

 

첫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워크숍에서는 이런 한국의 독특한 채소 발효 방식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세계김치연구소 박채린 책임연구원과 ‘한식의 대모’로 불리는 조희숙 셰프는 채소 발효의 역사적 의미와 김치의 문화적 가치를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동치미와 간장 김치 시연도 선보였다. 이어 서울 강남구 벽제갈비 더청담에서 진행된 워크숍에서는 33년 경력의 윤원석 셰프가 한우의 부위별 조리와 채소 발효의 조화를 선보였다. 윤 셰프는 지난해부터 한우 명예홍보대사이기도 하다. 해외 셰프들은 채소와 육류, 밥을 함께 먹거나 ‘코리안 바비큐’라 불리는 구이 방식 등 한국 고기 문화에 많은 궁금증을 내보였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벽제갈비 더청담에서 한우와 채소 발효의 어울림에 대한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다. 김수연 기자

 

전날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열린 워크숍에서는 박성배 셰프가 전통시장에서 한국의 제철 식재료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서울 종로구 온지음에서 이어진 워크숍에선 조은희·박성배 셰프가 한국의 채소 발효가 반찬으로 이어지는 한식의 일상적 미학을 체험형으로 구성해 선보였다. 참석자들은 두릅, 미삼, 유자, 무를 비롯해 다양한 채소를 활용한 장아찌를 소개하고 맛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같은 날 오후 서울 강남구 권숙수에서 열린 워크숍에선 미쉐린 2스타 권우중 셰프가 계절과 지역별 김치를 설명한 후 시그니처 ‘김치카트’를 통해 전통 김치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코스를 선보였다. 발효를 통한 한식의 확장 가능성을 알 수 있는 자리였다.

 

워크숍에 참여한 셰프 등 해외 F&B 전문가들은 김치에서 나타나는 발효의 화학적 작용을 비롯해 사용되는 재료와 한국에서의 선호도 등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분자요리의 거장으로 꼽히는 엘불리 파운데이션 창립자 페란 아드리아 셰프는 “세계의 파인 다이닝에서도 발효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발효 온도와 음식이 제공되는 온도와 그 이유까지 질문하는 열의를 보였다.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온지음에서 진행된 ‘한식 컨퍼런스 워크숍’. 한식진흥원 제공

 

마지막날인 이날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는 한식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한식의 미래’를 주제로 ‘한국의 채소 발효와 미래세대를 위한 미식 교육’을 핵심 의제로 다뤘다. 세계적인 요리과학연구기관인 알리시아 재단의 총괄이사 토니 마사네스를 비롯한 다양한 국내외 한식 대표 셰프와 연구자 등 300여명이 참여해 한식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

 

이규민 한식진흥원 이사장은 “이번 워크숍과 컨퍼런스를 통해 한국 발효 문화의 철학과 가치가 세계 식문화 속에서 새롭게 조명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발효를 중심으로 한 한식의 지속 가능한 가치와 국제 교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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