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수술 받았지만, 회복 불투명
“휴전이지만 죽음 멈추지 않아”
2년 가까이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으로 심하게 파손된 집이었지만 모처럼 찾아온 평온을 느끼던 순간이었다. 폭발음과 함께 쇼르바시 가족의 일상은 금세 무너졌다고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집 밖으로 급히 달려 나간 가족들의 눈앞에는 6살 쌍둥이 남매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오빠 아히야와 여동생 나빌라는 함께 놀다가 둥근 물체를 발견했다. 손을 갖다 댄 순간 둥근 물체는 폭발했다.
“(폭발물은) 장난감처럼 생겼어요. 아이들의 인생은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쌍둥이의 할아버지 타우피크 쇼르바시는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아이들은 가자지구 최대 의료 시설인 알시파 병원으로 급히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다. 초기보다 상태는 안정됐지만 의약품 부족 등으로 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아히야는 오른팔과 다리에 붕대를 감은 채 병상에 누워 있다. 나빌라 역시 마찬가지로 두 남매의 얼굴에는 파편으로 인한 상처가 가득하다.
한 의사는 AP통신에 “쌍둥이 모두 손과 다리 절단, 장 파열, 골절 가능성 등 생명을 위협하는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사는 “지금으로서는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두 아이 모두 살아남기를 바라지만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발효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1단계 휴전 합의 이후 많은 피란민이 귀향길에 올랐다.
그러나 가자지구 주민의 생명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보건부는 지난 한 주 동안 미폭발탄으로 다친 어린이가 다섯 명이라고 밝혔다.
“휴전이라지만 죽음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죠.”
유엔지뢰대책기구(UNMAS)는 전쟁 발발 이후 이달 7일 기준 가자지구에서 미폭발탄으로 최소 52명이 사망하고 267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유엔 측은 또 “휴전 기간 동안 560개의 미폭발탄을 발견했고 잔해 아래에는 훨씬 더 많은 폭발물이 묻혀 있을 것”이라며 “2년에 걸친 전쟁으로 최대 6000만톤의 잔해가 쌓여 있다”고 했다.
유엔은 몇 주 안으로 국제 지뢰 제거 전문가들이 가자지구에 추가 합류해 미폭발탄 수거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폭발음 소리에 뛰쳐나가 보니 아히야와 나빌라가 각각 반대쪽으로 튕겨 나가 쓰러져 있었어요.”
쌍둥이의 삼촌 지아드 쇼르바시가 말을 마칠 때쯤 폭발의 흔적이 남은 현관 앞에는 또 다른 아이가 조용히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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