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집 근처서 70ｍ 운전한 60대 ‘벌금 2000만원’…왜?

20년간 5번 적발

뉴시스

자신의 집 인근에서 70m가량 음주운전을 한 60대에게 벌금 2000만원이 선고됐다.

그는 지난 20년간 음주운전으로 총 5번 적발됐다. 음주운전은 2회 이상 적발 시 (누범)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징역과 벌금형이 가중된다.

부산지법 형사12단독 지현경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60대 A 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고 앞선 2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월 28일 오후 7시 55분 부산 금정구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인 0.098% 상태로 승용차를 70ｍ가량 운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주차 문제로 이웃과 시비하다가 출동한 경찰에게 음주 사실이 적발됐다. A 씨는 적발 당시 공무원 신분으로 2006년부터 2021년까지 4차례나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법정에서 "사건 당시 막걸리를 반 병 마시고 운전했고, 경찰이 출동하기 전 집에서 추가로 소주 1병을 마신 상태에서 음주 측정이 이뤄져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정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처음에는 경찰관에게 운전 사실을 부인했다가 블랙박스 영상에 찍힌 모습을 확인한 후 소주 1병 반을 마시고 운전했다고 스스로 진술한 점, 호흡 측정 후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높게 나와 원으로 이동해 채혈까지 요구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추가로 음주했다는 주장을 전혀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인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피고인이 음주운전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차량 운행 거리가 비교적 짧은 점, 벌금형을 넘는 처벌 전력은 없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동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