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VS 삼성, 패패패패(두산)
2007년 VS SK, 승승패패패패(두산)
2008년 VS SK, 승패패패패(두산)
2016년 VS 두산, 패패패패(NC)
2025년 VS LG, 패(한화)
3승17패, 승률 15%.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무슨 기록을 나열했는지 눈치를 챌 것이다. 김경문 감독이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거둔 승패 기록이다. 김경문 감독은 한국 야구사에서 몇 손가락에 들 정도의 명장이다. 당장 한국 야구의 가장 큰 쾌거 중 하나로 남아있는 2008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의 금메달을 이끈 사령탑이다. 게다가 김응용, 김성근 감독에 이어 KBO리그에서 1000승을 거둔 감독이기도 하다. 세부적으로 감독 스타일을 뜯어보면 약한 팀을 강팀으로 리빌딩하는 데 특화되어 있는 감독이기도 하다. 두산 시절 ‘화수분 야구’로 대표되는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해내고 신구조화를 통해 강팀의 반열로 올려놓았고, NC의 창단 감독을 맡아 1군 진입 4년차인 2016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기도 했다. 선수들을 믿고 기용하는 뚝심과 강공 위주의 선 굵은 야구가 김 감독을 대표하는 키워드다.
김경문 감독의 사령탑 커리어에서 유일한 약점을 꼽으라면 딱 하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올해 한화를 이끌기 전에도 한국시리즈에 네 차례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만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한국시리즈만 가면 힘을 쓰지 못했다. 네 번의 한국시리즈 패배가 모두 4연패로 점철됐다. 두산 감독을 맡은 지 2년차였던 2005년에 한국시리즈에서 올랐으나 삼성에게 4연패로 물러났고, 2007년과 2008년엔 각각 먼저 2승, 1승을 이기고 시작했음에도 내리 4연패를 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NC를 이끌고 한국시리즈에 오른 2016년에도 ‘친정팀’인 두산을 만나 내리 4연패를 하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2018시즌 도중 NC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오랜 기간 KBO리그 무대를 떠나있던 김경문 감독은 2024시즌 도중 한화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재임 2년차인 올해 한화를 33년 만에 전반기 1위로 이끄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8월에 다소 부진하면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은 놓쳤으나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3승2패로 승리했다. 한화는 2006년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섰다.
그러나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투타에서 모두 완벽하게 밀리며 2-8로 패했다.
경기 뒤 김경문 감독은 “안타 수는 같았지만, 볼넷이 많은 게 아쉽다”며 “지고 난 뒤 이야기를 많이 할 필요 없고 2차전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화는 LG와 안타 수에서 7-7로 맞섰지만, 마운드에서 사사구 7개를 남발해 자멸했다.
이날 한화 선발은 플레이오프 MVP 문동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불펜으로 나서며 1,3차전 2경기에서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의 ‘언터쳐블’을 자랑했으나 이날은 4.1이닝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4실점(3자책)에 그치며 패전투수가 됐다. 불펜으로 나섰을 때의 강력함은 이날 찾아볼 수 없었던 문동주였다. 김 감독은 “문동주가 경기 초반에 몸이 덜 풀린 것으로 보였다”며 “(부진한내용에) 별다른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2차전 선발로 베테랑 좌완 류현진을 내세운다. 김 감독은 “내일은 오늘과 다르게 볼넷이 없어야 한다. 한화가 반대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과연 류현진은 김경문 감독에게 한국시리즈 첫 패배 뒤 승리라는 선물을 할 수 있을까. 다만 류현진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3회까지는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구위를 선보였지만, 4회부터 구위가 급격히 떨어지며 홈런포 두 방을 맞고 4이닝 4실점으로 물러난 바 있다. 류현진마저 무너진다면 김경문 감독은 또 다시 스윕패의 악몽이 스멀스멀 떠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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