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다 빠르게 오른다.”
성남 분당 아파트값이 새 정부 출범 이후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1기 신도시 재건축 기대감에 불이 붙으며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한 달 새 수억원씩 오르는 단지까지 등장하면서 분당이 사실상 ‘대체 서울’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개월 새 ‘5억→9억’…매달 1억씩 오르는 아파트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성남 분당구 양지마을 5단지 전용 28㎡(공급 11평)는 이달 2일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한 달 전보다 약 1억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3.3㎡당 단가는 8600만원을 넘어섰다.
해당 평형은 △6월 5억원대 △7월 6억원대 △9월 8억원대 △10월 9억원대로 ‘매달 1억원 상승’이 이어졌다.
양지마을은 1기 신도시 재건축의 상징적 단지로 꼽히며, 최근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고 있다.
◆4개월 누적 상승률 11.5%…서울 송파도 제쳤다
지난 6월 9일부터 10월 20일까지 분당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11.5%.
이는 같은 기간 전국 1위이자, 서울 주요 지역 중 가장 많이 오른 송파구(8.8%)를 크게 앞선 수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당은 이미 생활 인프라와 학군, 교통여건이 완비된 1기 신도시의 ‘완성형 모델’로 평가받는다”며 “재건축 기대감이 현실화되자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분당의 급등 배경으로 재건축 기대감을 꼽는다.
정부가 추진 중인 ‘1기 신도시 정비 마스터플랜’이 가시화되면서, 시장이 선제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정부가 1기 신도시 정비에 속도를 내자, 분당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며 “제도적 불확실성이 줄어들수록 가격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용적률 상향, 안전진단 완화 등 제도 개선이 예고되자 초기 단계임에도 투자 심리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서울 강남 진입 어려운 수요층 분당으로?”
재건축 수혜지 중에서도 분당이 각광받는 이유는 입지 경쟁력이다.
서울 강남권과 맞닿은 지리적 이점 덕에, 최근에는 ‘서울 대체 투자처’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분당은 신축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며 “투자 수요뿐 아니라 실거주 수요까지 동시에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일부 단지에서는 급매물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
“집을 내놓기만 하면 바로 거래된다”는 현장 중개업소의 말처럼, 수요가 공급을 훨씬 웃도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당발 상승이 다른 1기 신도시로 확산될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일산·평촌·중동·산본 등도 정비사업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분당의 상승은 단기 투기 수요라기보다는 장기적인 가치 상승을 선반영한 결과라 다른 신도시로 확산될 여지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단기 급등 ‘경고등’도 함께 켜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정책 리스크를 동시에 지적한다.
재건축 추진 속도가 늦어지거나 규제 방향이 바뀔 경우,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상승세는 기대감 위주여서 실제 사업 진척이 지연되면 다시 안정세로 돌아설 수 있다.
특히 분당 급등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정부가 다시 규제 강화로 대응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분당은 1기 신도시 재건축의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정부의 정책 방향, 시장의 기대, 수요의 심리 이 세 가지가 맞물린 지금, 분당의 행보는 곧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방향을 가늠할 시금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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