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천년의 도시 경주가 세계의 중심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본회의를 앞두고, 도시 곳곳에서는 막바지 점검이 한창이다.
수만명이 모이는 국제 행사에서 안전과 위생사고가 발생하면 국가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이 온다. 환기·위생 시스템, 보안 인프라, 군중동선·교통 안전 관리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운영 요소들이 곧 국가의 신뢰와 품격으로 이어진다. 그만큼 정상들이 회의장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수많은 인력의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를 위해 도시의 모든 역량이 총동원됐다. 경주시와 중앙정부는 주요 회의장과 숙소, 교통망, 응급 대응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며, 각 부문간 통합 관제 체계를 가동 중이다.
소방청과 질병관리청은 응급의료 및 방역 대응 체계를 총괄하고 있다. 소방청은 회의장 인근에 임시 구급대와 이동형 의료시설을 배치하고, 대규모 인원 집결에 대비한 화재·응급 상황 대응 훈련을 진행 중이다. 질병관리청은 현장 위생 모니터링과 감염병 비상 대응 절차를 정비해 대규모 국제행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기질·위생 문제에 대비하고 있다.
보안 영역에서는 경찰청과 국가정보원이 드론·CCTV·위성망을 연계한 통합 관제 시스템을 운영해 주요 이동 구간과 회의장 주변을 24시간 모니터링한다. 출입 절차와 장비 점검은 외교부와 협의해 다단계로 강화됐다.
교통 분야에서는 대표단 이동 동선에 맞춰 경주역, 주요 숙소, 회의장을 연결하는 셔틀 운행망이 시험 가동되고 있다. 차량 통제와 주차 구획은 교통혼잡을 최소화하도록 지자체와 경찰청이 공동 설계했다.
민간협력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와 현대자동차도 이동 교통 안전에 기여한다. 현대차는 정상 각료단 의전 운영용 차량과 수소 전기버스 등 공식 차량을 지원하며 주요 인사 이동 동선의 안전 확보에 힘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원활한 군중 흐름을 위해 오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일주일간 경주시 보문단지 일대에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행사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안전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 팬데믹 등 각종 감염병과 기후 변화 이후 국제행사의 평가는 달라졌다. 인구가 밀집되고, 체류시간이 길며, 환기가 불량한 실내 공간에서는 감염 위험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국제 의학논문 데이터베이스(PubMed)에 따르면 실제 2020년 스페인 보리야나(Borriana) 지역에서 대규모 집회 참석자 중 감염률이 약 39.2%에 달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공기질, 살균 시스템, 교차 오염 차단 등 ‘공간 위생’이 성공적 개최의 새로운 척도가 될 수 있다.
종합환경위생기업 세스코는 이번 APEC의 공식 후원사로서 공간 위생 부문을 지원하고 있다. 제2차 고위관리회의(SOM2) 및 산하 회의 뿐만 아니라 제3차 고위관리회의(SOM3) 및 정상회의 주간 동안 분야별 장관회의까지 APEC 공식회의 기간 해외 각국의 내외빈이 모이는 공간 살균과 위생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공기 살균과 청정 기능을 겸한 ‘판테온 공기살균청정기’, 교차 오염을 예방하는 자동 손 소독기, 모기·진드기 기피제를 통해 행사장 주요 장소와 동선에 세스코의 첨단 바이러스 살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제3차 고위관리회의(SOM3)에서는 국내 1호 빈대탐지견 ‘세코(CECO)’ 를 투입해 회의장 빈대 탐지 및 위생 점검을 지원했다.
세스코는 인천국제공항 방역의 최전선에서 해외 유입 해충과 병원체 확산을 차단하며, 입국 동선, 수하물 구역, 항공기 정비 구역 등 고위험 지점을 중심으로 모니터링과 방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국내 감염병·해충 유입을 막는 ‘첫 관문’을 지키는 역할이다.
식기세척기 제조 중소기업인 돌핀도 APEC 제2차 고위관리회의 및 산하회의, 제3차 고위관리회의 및 산하회의 기간 동안 본행사장 내 회의장에 텀블러세척기 '에코텀'을 설치 및 지원한 바 있다. 높은 세척 기술력을 바탕으로 위생적이고 효율적인 텀블러 세척을 지원할 뿐 아니라, APEC의 친환경 운영 방침에 부응해 참석자들의 텀블러 사용을 활성화 하고 현장 내 탄소발자국 저감에 기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행사의 완성도는 시설의 청결이나 위생 수준을 넘어, 운영 시스템과 기술, 사람의 협업이 얼마나 정교하게 맞물리는가에 달려있다”며 “축적된 현장 경험과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 APEC의 안전과 품격, 그리고 지속가능한 운영 수준을 함께 높일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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