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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백유의스포츠속이야기] 1세대 골프 대디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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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23 22:45:55 수정 : 2025-10-23 22: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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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대디’라 하면 보통 프로골퍼의 아버지, 어머니를 칭하고 미국에서도 통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군인이면서도 아들 타이거 우즈를 세계적인 선수로 만든 얼 우즈(2006년 별세)의 스토리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졌고 많은 감동을 남겼다.

 

골프는 여러 스포츠 종목 중에서도 뒷바라지가 쉽지 않다. 대부분 골프장이 도심을 벗어나 있어 매일 연습장에 데리고 다니는 것부터가 고역이다. 또 대회에 참가하려면 수십, 수백 ㎞ 떨어진 곳까지 동반 원정이 필수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은 부모에게 가장 큰 고통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골프 대디는 가장 피곤하고 힘든 직업(?)이기도 하다.

 

지난 9월 ‘한국의 얼 우즈’라고 할 수 있는 한 명의 골프 대디가 별세했다. 2000년대 대한민국 여자골프의 국제적 도약을 이끈 장정(45) 프로의 부친 장석중 선생. 안타깝게도 그의 부음 소식은 골프계에 뒤늦게 알려졌다.

 

고 장석중 선생은 골프 대디 중에서도 가장 고생을 많이 했다. 대전에서 경찰관으로 일했던 그는 세 명의 딸 중에서 막내 장정이 골프선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이를 말리지 않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박봉의 공무원이던 장 선생이 딸을 골프선수로 키울 수 있었던 데에는 어머니의 희생도 따랐다. 어머니는 유성에서 홀로 식당을 운영하며 비용을 댔다.

 

박세리가 1998년 미국 투어 진출에 성공한 이후 유성여고 2년 후배 장정도 미국행을 택했다. 당시만 해도 기업 후원이 지금처럼 풍성하지 않았던 터여서 장 선생은 때로는 캐디로, 때로는 운전기사 역할을 도맡아 하며 딸과 함께 미국을 누볐다. 내비게이션도 없고 영어도 서툴렀던 시절. 그를 움직인 것은 딸을 성공시키겠다는 일념이었다. 2014년 장정이 은퇴할 때서야 역할이 끝났지만 당시의 여정을 지켜보았던 탓에 그의 열정과 딸 사랑을 알고 있다.

 

2년 전 만났을 때 “성 기자. 나 폐암 수술로 거의 죽을 뻔했어. 다행히 병원에 가서 수술받고 살아났으니 보너스를 얻은 셈이지”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장정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했던 골퍼 중에서 체격적으로는 가장 열세였던 선수였다. ‘울트라 땅콩’이란 별명이 붙여졌던 그는 실제 키가 152㎝였으니 지금까지 LPGA에 진출한 한국 선수 중에서 가장 키가 작다.

 

장정 프로는 “아버지께서 평소 이명증세가 있었는데 미국 여행 중에 갑자기 넘어지면서 뇌출혈로 돌아가셨다. 그래서 이웃에게 알려드리지 못했다”고 했다. 장정은 14년간 LPGA 투어에서 활약하며 2006년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을 포함, 2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뒤 은퇴했다. 결혼 후 제주도에서 골프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후진양성을 하고 있다.

 

성백유 대한장애인수영연맹 회장·전 언론중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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