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회담 지연 전망도… ‘우 패싱’ 우려
EU 외교대표 “러 전쟁 끝내도록 해야”
영토 문제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휴전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회담 논의도 삐걱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것은 ‘잘못된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21일(현지시간) 미 CNN 등에 따르면 전날 전화통화로 미·러 정상회담을 논의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번주 회동하기로 했으나 연기됐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의 외교 수장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능성에 대해 기대가 서로 다르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통화 후 “2주 내”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EU는 이번 미·러 정상회담이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배제한 채 양국 간 일방적인 합의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이 빈손으로 끝나고, 심지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험악한 분위기 속에 우크라이나에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라고 강요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EU는 당황스러운 기색이다.

영국·독일 등 유럽 주요국과 우크라이나는 공동성명을 내고 “현재 전선을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은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휴전이 합의될 경우 우크라이나 국경 보호를 위한 파병도 준비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 이후 “러시아가 가해자, 우크라이나는 피해자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며 “우리의 전략은 분명하다. 우크라이나가 자신을 방어할 수 있고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도록 더욱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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