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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공기관, 에너지저장장치 의무 설치 ‘외면’

입력 : 2025-10-19 17:43:26 수정 : 2025-10-19 21:28:17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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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8년째인데 이행률은 35%
소화설비 공간·예산 확보 난항
전기 사용량 적으면 활용 낮아
“현실에 맞게 규정 유연화해야”

정부가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량이 매해 100곳 안팎씩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작 공공기관은 설치 의무가 있는데도 여전히 이행률이 35%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ESS 보급을 늘려나가되 사실상 ‘사문화’된 의무화 규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9일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ESS 설치의무 대상 공공기관 308곳 중 의무 이행 기관은 109곳(35.4%)으로 집계됐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근거한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은 공공기관은 계약전력 2000㎾(킬로와트) 이상 건축물의 경우 계약전력 5% 이상 규모로 ESS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하루 중 전력 사용이 가장 많은 시간대에 ESS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정전 위험을 높이는 전력 시스템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다.

 

ESS 설치 의무화는 무려 8년 전(2017년)부터 시행 중이지만 이행률이 좀체 개선되지 않는 모양새다. 전체 ESS가 거의 매해 100곳 넘게 계속 새로 설치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공공기관 의무화 규정이 사실상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의무 규정까지 있는 공공기관 ESS 설치가 더딘 건 기관 입장에서 화재 위험에 대한 우려가 있는 데다 ESS·소화설비 설치 공간과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부처에서는 이미 실태조사를 거쳐 공공기관에 ESS를 설치하더라도 활용률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예결소위 회의에서 당시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이와 관련해 “ESS를 개별 기관에 붙여놨더니 전기요금이 비쌌다”며 “실제 활용률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실제 기관마다 전기 사용량에 큰 차이가 있고 ESS가 설치돼 있더라도 전기 사용량이 적으면 활용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미 설치한 ESS의 경우 한전과 협의해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실태를 고려하면 차라리 제한된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서라도 현행 공공기관 ESS 설치 의무화 규정을 보다 유연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현실과 맞지 않는 일률적 의무 규정은 제도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적용 대상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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