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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옛 매직’의 힘… 전북, 4년 만에 K리그1 왕좌 탈환

입력 : 2025-10-19 20:48:28 수정 : 2025-10-19 20:48:28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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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첫 V10 달성

2024년 EPL 출신 포옛 감독 부임
22경기 무패… 남은 경기 무관 우승
강등권 위기서 한 시즌 만에 부활

코리안컵 우승하면 ‘더블’ 달성도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4년 만에 K리그1 왕좌를 탈환했다. ‘명가의 귀환’을 알린 전북은 K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10번째 우승을 따낸 팀으로도 기록됐다.

전북은 지난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25 풀리그 마지막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수원FC를 2-0으로 잡았다. 승점 3을 추가해 승점 71(21승8무4패)이 된 전북은 이날 FC안양에 1-4로 패한 2위 김천 상무(승점 55, 16승7무10패)와 승점 격차를 16으로 벌려 남은 파이널 라운드 5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전북은 K리그 첫 10번째(2009·2011·2014·2015·2017·2018·2019·2020·2021·2025년) 우승의 대업을 달성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리그 5연패를 달성한 이후 지난 3년간 같은 현대 집안인 울산 HD에 패권을 빼앗겼다가 4년 만에 다시 K리그 최강자로 복귀했다. 전북이 5경기를 남겨놓고 우승을 확정한 것은 최강희 감독이 팀을 지휘하던 2018시즌(6경기)에 이어 리그 역대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전북은 12월6일 광주FC와 치르는 코리아컵 결승에서도 우승하면 ‘더블’(2관왕)을 달성한다.

지난 시즌 10위에 그치며 강등권을 오가던 전북이 한 시즌 만에 왕좌로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올 시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거스 포옛(우루과이) 감독의 빛나는 리더십이었다. 포옛 감독은 구단 통산 3번째, K리그 통산 10번째로 데뷔 시즌 우승을 이뤄낸 감독이 됐다.

왕조 시절을 뒤로하고 침몰해가던 명가를 재건하기 위해 전북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 사령탑 출신의 포옛 감독을 선택했다. 추락한 전북을 맡은 포옛 감독이 지난해 12월 부임하며 내세운 목표는 ‘우승’이 아닌, ‘순위를 드라마틱하게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포옛 감독의 승리를 추구하는 실리 축구는 전북을 단숨에 챔피언으로 탈바꿈시켰다.

위기도 있었다. 전북은 시즌 개막전 승리 뒤 4경기(2무2패) 연속 무승에 그치며 11위로 내려앉았다. 그때 포옛 감독의 결단력이 빛났다. 수비라인에 무려 6명을 세우는 ‘식스백’을 가동했다. 리그를 선도하는 팀으로서 낯부끄러운 선택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포옛 감독은 승리부터 챙겼고, 위기에서 탈출했다. 실전에서 제 몫을 못해주는 선수는 과감하게 선발에서 내쳤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선수단이 지난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25 풀리그 마지막 33라운드 경기에서 수원FC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적절한 선택을 지체 없이 내리자 전북은 빠르게 상승 궤도로 올라섰다. 전북은 5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부터 26라운드 대구FC전까지 무려 22경기(17승5무) 무패를 기록했고, 덕분에 빠르게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22경기 무패는 K리그 공동 3위에 해당한다.

전북 같은 강팀엔 좋은 선수가 많다. 다른 팀이라면 선발로 뛸 선수가 벤치에 앉게 되면 불만이 쌓이게 마련이다. 포옛 감독은 솔직한 소통과 명확한 지시로 선수들의 불만을 잠재웠다. 전북 최고 스타이면서 올 시즌 선발 6경기, 교체출전 14경기에 그친 이승우가 대표적인 예다. 자기주장이 강하기로 유명한 이승우는 많은 출장기회를 주지 않는데도 포옛 감독을 향해 “우리에게 책임감을 심어주고, 그 안에서 우리의 믿음이 생긴다”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최대한 전방에 머물고, 기회가 오면 망설이지 말고 슈팅하라”는 포옛 감독의 지도에 만년 유망주였던 전진우는 14골을 터뜨리며 K리그를 대표하는 골잡이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스트라이커 티아고는 팀에서 설 자리가 없다는 고민에 이적도 생각했지만, 포옛 감독이 믿음을 주며 눌러앉히자 골로 보답했다. 정조국 전북 코치는 “지시가 심플하고 명확하다는 게 포옛 감독님의 강점이다. 그런 지시 덕에 선수들이 잘 이행하고,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고 말했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거스 포옛 감독이 지난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25 풀리그 마지막 33라운드 경기에서 수원FC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우승을 확정 지은 뒤 포옛 감독은 “가장 고마운 건 선수들이다. 외국에서 온 새로운 지도자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믿어줬다”면서 “지난 2월쯤에 여러분이 우승할 수 있냐고 물었다면 ‘불가능하다’고 대답했을 거다. 스태프와 코치진 그리고 선수단의 끈끈한 유대감 덕에 가능했다. 함께하려는 마음이 엠블럼과 전북이라는 이름 아래 뭉치면서 유대감이 강해졌다”고 우승 비결을 밝혔다. 가장 고마운 선수로는 주장 박진섭을 꼽으며 “박진섭은 첫날부터 우리 코치진을 믿어줬고, 주장으로서 우리 팀을 잘 이끌어줬다. 트로피를 들어 올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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