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세계 정상급 인사들의 경북지역 방문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APEC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 등 각국 정상이 대거 참석하는 것은 물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세계 경제를 이끄는 인사들도 다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경북 지역은 최근 30년 사이 세계 정상급 인사들의 발길이 유난히 잦았다. 26년 전인 1999년 4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안동을 찾은 것이 시작이었다.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보고 싶어한 여왕의 바람에 따라 영국 왕실은 안동 방문을 결정했고 여왕은 하회마을과 봉정사 등을 찾았다. 안동을 찾은 날이 마침 여왕의 73세 생일이어서 하회마을 담연재에 한국식 생일상이 차려졌고 이 장면은 세계 곳곳에 타전되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여왕 방문 뒤 하회마을은 국내외 관광객이 평소보다 3배 넘게 늘어났다.
여왕 방문 6년 뒤인 2005년 11월에는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내외가 역시 안동을 찾았다. 2016년 5월에는 반기문 당시 UN 사무총장이 경주를 찾아 유엔 NGO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고위급 인사들도 잇따라 경북을 찾았다. 2013년 12월 젭 부시 전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가 안동을 찾아 하회마을 등을 둘러봤다. 2014년 4월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안동을 찾아 고교생을 상대로 1시간가량 특별 강연을 하기도 했다. 2019년 5월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가 안동을 방문했다. 그는 당시 20년 전 어머니의 발자취를 따라 하회마을, 농산물 도매시장, 봉정사를 차례로 방문했다.
안동시는 여왕이 다녀간 하회마을∼농수산물도매시장∼봉정사에 이르는 32㎞ 길을 ‘퀸스 로드’로 부르다 앤드루 왕자 방문에 맞춰 ‘왕가의 길’이라는 의미의 ‘로열 웨이’로 바꿨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주 APEC은 세계 정상들이 한꺼번에 경북을 찾는다는 점에서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경북이 한국을 상징하는 지역이라는 위상을 지켜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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