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와 정기 국제항로 개설…물류비 절감·운송 시간 단축
제주항이 1968년 무역항으로 지정된 지 57년 만에 처음으로 국제 정기 화물선이 입항했다.
19일 제주도에 따르면 전날 제주항 10부두에서 ‘신 해양 실크로드 제주의 새로운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의 제주∼중국 칭다오 신규 항로 개설 경축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 앞서 이날 오전 중국 칭다오항에서 생활용품과 기계 장비 등을 가득 넣은 20피트 크기의 컨테이너 40개(40TEU)를 선적해 출발한 파나마 선적의 국제 화물선 ‘SMC 르자오’호가 입항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과 도의원, 자오보 산둥원양해운그룹 회장, 첸지안쥔 주제주중국총영사 등은 제주 첫 수입 화물 컨테이너를 하역하고, 첫 수출 화물 컨테이너를 선적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컨테이너 전용선인 르자오호는 제주산 먹는물인 삼다수와 냉동수산물 등 6TEU를 싣고 이날 출항했다.
제주∼칭다오 항로는 매주 월요일 칭다오에서 출발해 수요일 제주에 도착하고, 토요일 다시 제주항에서 출항해 금요일 복귀하는 일정으로 운영된다.

제주도는 2027년 개항 100주년을 앞둔 제주항이 명실상부한 국제무역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이번 항로 개설로 약 62.3%의 물류비 절감과 운송 시간 최소 2일 단축 등 제주 수출입 물류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환영사에서 “대한민국의 자랑인 제주 삼다수가 교래리 공장에서 컨테이너에 실려서 곧바로 이곳 제주항을 거쳐 칭다오로 간 뒤 중앙아시아로, 몽골로, 러시아로 그리고 유럽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항을 통해 컨테이너 하나를 중국으로 수출하려면 204만원이 들지만 칭다오 항로를 이용하면 77만원이면 돼 60% 이상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며 “중국 생수 시장에서 에비앙을 누를 수 있는 단가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의 평균 건설 단가가 25% 이상 비싼데 이는 건축 자재를 직접 수입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며 “제주의 물가도 더 떨어뜨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자오보 산둥원양해운 회장은 “국제 컨테이너 항로 개설은 양 지역의 물류뿐만 아니라 경제와 문화의 발전을 촉진한다”며 “제주도와 각계 전문가들의 손을 잡고 여러 가지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가면서 착실히 진행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교역 다변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인천항 등 기존 항만을 거치지 않고 중국산 건축자재를 직수입하고, 제주산 생수·화장품을 직수출할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도 소규모 화물을 묶어 수출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아진다.

원재료 수입과 완제품 수출이 용이해지면서 제조기업 유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제주를 생산기지로 활용해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려는 기업들에게 물류 경쟁력이 확보된 셈이다. 하역장비 운영, 보세구역 관리, 선박 입출항 지원 등에 추가 인력이 필요해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진다.
장기적으로는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에 따라 제주신항 물류 인프라 조성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기 항로가 안정화되면 추가 노선 개설과 화물량 확대로 이어져 제주항의 국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오 지사는 앞서 지난 16일 칭다오항에서 열린 ‘제주∼칭다오 간 신규항로 취항식’에 참석해 물류·관광 교류 확대를 약속했다.
산둥원양해운그룹은 70여척의 다양한 선박을 40여개 항로에 투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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