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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 먹는 줄 알았는데 담배였네”… 향으로 위장한 ‘가향담배’ 급증

입력 : 2025-10-17 09:54:52 수정 : 2025-10-17 09:54:52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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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새 판매량 6.2배↑… 전체 담배 절반이 ‘가향담배’
캡슐담배만 19.6배 폭증, 청소년 흡연 ‘관문’ 역할 우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분석한 국내 시판 가향담배 제품 예시.

 

국내 담배 시장에서 과일·사탕향 등 달콤한 향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가향담배’가 급속도로 확산되며 청소년 흡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전문가들은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즉각적인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17일 보건복지부가 의뢰하고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가향담배 총체적 분석 및 규제방안 수립’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향담배 판매량은 2011년 2억7000만 갑에서 2023년 16억8000만 갑으로 약 6.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6.1%에서 46.5%로 치솟아 전체 담배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게 됐다.

 

특히 필터 속 캡슐을 터뜨려 향을 내는 ‘캡슐담배’가 가향담배 시장 확대를 주도했다. 2011년 7000만 갑이던 판매량은 지난해 13억7000만 갑으로 19.6배 폭증했다.

 

보고서는 “가향담배는 담배의 특유한 냄새와 자극을 완화해 청소년과 신규 흡연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관문(Gateway)’ 역할을 한다”며, 초기 흡연을 긍정적 경험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금연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향담배 이용자의 금연 성공률은 일반 담배 이용자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한국형 SAVM 모델’을 통해 규제 도입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결과, 올해부터 가향담배를 규제할 경우 2034년 남성 흡연율이 18.3%로, 현행 정책 유지 시(20.3%)보다 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성 흡연율 역시 3.1%에서 2.7%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는 2015년 담뱃값 2000원 인상 당시(3.8%p 감소)와 맞먹는 강력한 금연 유도 효과다.

 

보고서는 “일부 흡연자가 비가향 담배로 전환하더라도, 전체적으로 금연 유도 효과가 더 클 것”이라며, 가향담배 전면 규제의 실효성을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따라 EU·캐나다·브라질 등 주요국은 이미 멘톨 등 향료 첨가를 금지하는 강력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연구진은 “우리나라도 청소년 보호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실효성 있는 가향담배 규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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