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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가 누군가의 눈이 되어 주길”…배리어프리영화 더빙 봉사 나선 ‘이 기업’

입력 : 2025-10-18 05:00:00 수정 : 2025-10-17 17:43:54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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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켈코리아 임직원 배리어프리영화 더빙 및 음성해설 봉사 자발적 참여
제15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상영 예정… 장애인 문화예술 접근성 확대 앞장서

“문화예술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녹음에 참여중인 헨켈코리아 직원.

최근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지만 수상이 불발되자 많은 대중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대한민국 영화의 주요 해외 영화제 진출이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닌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 영화의 위상이 많이 높아진 요즘, 다양성에 주목하는 국내 영화제들에 대한 인기도 덩달아 상승 중이다.

 

오는 11월 4일부터 9일까지 엿새 간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 및 인디스페이스에서 진행 예정인 ‘제15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모여 다양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장벽 없는 영화 축제다.

 

다양성과 함께 주목되는 점은 후원 기업 직원들이 배리어프리 영화 더빙 및 음성해설 재능 기부 활동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이다. “목소리를 더하며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는 생활용품 및 산업용품 전문기업 ‘헨켈코리아’ 재무팀 배현모 씨와 안산공장장 박금숙 씨 이야기를 들어봤다. 

 

◆ 진심을 담은 목소리로 영화를 덧쓰다

 

‘배리어프리영화’는 시각 및 청각 장애인들이 충분히 영화의 내용을 즐길 수 있도록 기존 제작된 영화에 음성해설 자막과 화자 및 대사, 음악, 소리 정보 등을 알려주는 배리어프리 자막이 삽입된 영화를 말한다.

 

평소 문화 접근성을 높이는데 관심이 있었다는 배 씨는 “회사에서 자원봉사 기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제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의미 있을 것 같아 자발적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녹음은 프로 성우들의 도움으로 보다 전문적으로 진행됐다. 지난 11일에는 사전교육을 통해 기본적인 더빙 및 음성 해설 방법 및 전달력을 높이는 발성 훈련, 장애인들이 영화를 어떻게 감상하는지에 대한 이해 교육 등이 선행되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전문 성우들의 연출 하에 작업이 이어졌다. 서로 칭찬이 오고 가는 즐거운 분위기 속 가이드 음성을 닳도록 들어 한번에 오케이 사인이 난 박 씨부터 괜찮다는 신호에도 욕심이 나 자진해 재녹음을 자원한 배 씨까지 진심 어린 현장을 만나볼 수 있었다.

 

박 씨는 “단순히 지문을 읽는 게 아닌 상황과 감정을 살려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녹음 현장에서도 듣는 분들이 장면을 머릿속에 잘 그릴 수 있도록 또박또박 또 감정선을 최대한 생각하며 노력했다”고 전했다.

 

또한 배 씨는 “전문 성우들에게 사전교육을 받은 것이 실제 녹음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며 “보시는 분들에게 진심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헨켈코리아 직원들이 녹음에 참여 중인 모습.

◆ 한 공간에서 같은 영화를 보고 있다는 의미

 

올해 15회 째를 맞는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는 ‘장벽 없는 영화제’, ‘문턱 없는 영화제’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하다. 시·청각 장애인 뿐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언제든 와서 보고 싶은 영화 관람이 가능하다. 화합이 느껴지는 영화제 특성 상 상영하는 영화도 따스한 느낌의 작품들이 많다.

 

배 씨와 박 씨가 참여한 영화는 ‘할머니가 죽기 전 백만장자가 되는 법’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유산을 상속받겠다는 목표를 세운 손자가 할머니와 동거를 하며 벌어지는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가족끼리 함께 관람하는 것을 추천했다.

 

박 씨는 “참여한 직원들의 작은 노력이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배가시키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특히 “장애 유무 관계없이 모두가 함께 같은 영화를 보고 즐기고 있다는 점을 현장에서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헨켈코리아는 장애인의 문화예술 접근성 확대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몇 년째 ‘시각장애인과 함께 하는 어울림 마라톤 대회’에 시각장애인의 뜀을 도와주는 가이드워커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최근 ‘시각장애인을 위한 어두운 미술관’ 전시에 시각장애 청소년들을 초청, 장애인 문화예술 저변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배 씨는 “문화예술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번과 같은 기회가 늘어나 모든 사람들이 문화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고 작은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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