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최대 규모 사계절 딸기 생산 가능
생육부터 수확까지 AI 활용…현재 3품종 성공
“내년 안정적 상용화 목표…新농업 모델 제시”
“다들 왜 힘든 길을 가냐고 합니다. 실제 14개 품종 중 3개 정도밖에 성공을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실패가 큰 만큼 성공도 더 클 거라 생각합니다. 현재까지 사계절 내내 딸기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팜은 국내에 저희가 유일합니다.”
지난달 15일 충남 서산시 운산면. 서울에서 차로 3시간여가량 달리자 구불구불 논밭길만 끝없이 이어졌다. 그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1만5500㎡ 규모의 건물 한 채가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흔히 볼 수 있는 단동 비닐하우스 형태의 기본 딸기 농가와는 달랐다. 얼핏 보면 외관은 거대 온실이나 비닐하우스와 유사했지만, 내부로 들어가니 ‘딸기 공장’이 펼쳐졌다. 불투명한 천장 너머로는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사시사철 일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가동 중인 냉난방 장치 덕에 습한듯하면서도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곳은 농업회사법인 SP아그리가 운영하는 국내 최초 사계절 딸기 생산이 가능한 최대 규모 스마트팜이다. 글로벌 청과 회사 스미후루 코리아의 관계사인 SP프레시가 모기업이다. 지난 3월 완공 이후 딸기 품종부터 생산, 유통에 이르는 대규모 수직 밸류체인을 구축한 상태다. 박대성 SP아그리 대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온실 자동제어 시스템과 냉난방 시스템, 3중 스크린 등을 설치해 여름에도 딸기를 재배할 수 있는 첨단 하이테크팜을 구축했다”며 “설향, 금실, 킹스베리 등 국내외 품종 14종의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딸기는 겨울부터 봄까지만 먹을 수 있는 대표 제철 과일로 꼽힌다.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한정된 시기에만 재배된다. 기온이 15℃를 넘어가면 생육이 불안정해지고 병해충이 쉽게 발생해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재배가 어려운 탓이다. 게다가 일본을 제외하면 딸기 수입이 불가능해 시장이 제한적이다. 박 대표는 이 틈새시장을 노렸다. 박 대표는 “첫 시작은 ‘여름에도 맛있는 딸기를 먹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며 “현재 겨울철 15톤 정도의 딸기가 생산되는데 과잉 물량도 있고, 공급이 적은 11월에는 딸기 가격이 치솟기도 한다. 여름에 5분의 1 정도만 공급돼도 판매를 이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2단 재배를 택했다. 재배동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구조 역시 2단 시설이 일렬종대로 늘어선 모습이었다. 기존 1단 시설과 달리 똑같은 면적에서도 생산량을 2배 이상 끌어낼 수 있는 구조다. 지난 4월 기준 2단 재배동에서 약 12만주의 식재를 완료했다. 2단 재배동을 지나쳐 내부로 더 들어가니 660㎡ 규모의 수직 6단, 다단 5단 재배시설이 등장했다. 천장까지 빼곡하게 쌓인 딸기 단의 모습은 단순 농장을 넘어서 공장을 연상케 했다. 상용화를 위해 실험 중인 단계로 수직 6단에서는 평당 75주, 다단 5단에서는 평당 100주의 식재가 가능하다.
재배 과정 대부분이 자동화인 점 역시 핵심 중 하나다. 실제 이날도 농작업 전용 로봇이 팔을 움직여 딸기를 수확 중이었다. 내부 곳곳에 설치된 센서는 실시간으로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수치 등을 감지하고, 제어 시스템이 이를 분석해 최적의 환경을 유지하고 있었다. 태양광 보충을 위해 재배동 전체적으로 LED 보광 시스템도 설치했다. 2단 구조의 경우 아랫단이 햇빛을 균일하게 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천장과 측면에 설치된 3중 스크린은 일출 시 자동으로 열리고, 일몰에 닫히며 내부의 광량을 조절한다.
SP아그리와 협업 중인 AI 농업 로봇 스타트업 메타파머스의 이규화 대표는 “딸기 등 과채 생산 과정에서 가장 큰 비용은 인건비로, 전체 비용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며 “국내에는 개인 농가 단위가 많아 로봇 도입이 제한적이었는데,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하면 인건비를 기존 대비 40~50%가량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옴니 파머 로봇은 그리퍼만 교체하면 기본 수확은 물론 벌 대신 수정까지 가능하다”며 “수정부터 포장까지 전 과정에 로봇이 사용되는 데이터 농업 수요가 점차 커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SP아그리의 내년 생산 목표는 200~250톤이다. 2028년까지 재배면적도 19만800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딸기를 넘어 라즈베리, 블랙베리 등으로 재배 품종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박 대표는 “하나의 회사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농업의 산업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며 “스미후루 그룹 등의 유통망을 활용해 국내 공급뿐 아니라 해외 수출도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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