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마스가 겨냥한 경고 해석
中 희토류 쓰는 한화 방산 견제도
안보실 희토류 공급망 점검 회의
한화오션 차세대전략함 첫 공개
기가급 강도 높이고 외형 차별화
스마트 함교 등 미래전투형 구현
통상 주도권을 쥐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샅바싸움’이 희토류에서 조선 분야까지 번지면서 사이에 낀 한국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모양새다. 미·중 양국이 서로 선박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해운·조선업 분야에서도 갈등을 빚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다섯 곳을 겨냥한 제재 조치를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15일 업계에선 중국의 이번 조치는 한국에 대해 미국과 너무 밀착하지 말라는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중국 정부는 중국 내 조직·개인이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과 거래·협력 등 활동을 하는 것을 금지했다. 제재 대상에 오른 곳은 한화쉬핑과 한화 필리조선소,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다.
이들 기업은 한·미 조선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으로 꼽히는 곳이다. 특히 한화 필리조선소는 한화오션이 미국에서 인수한 첫 현지 조선소로, 한화오션을 포함한 한국 측은 마스가를 위해 1500억달러(약 215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들은 중국과의 직접 교역이 거의 없어 당장은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과거 롯데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사태 당시 중국으로부터 대대적인 보복을 당한 바 있어, 한화도 피해가 그룹 차원으로 번지진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측의 한화오션 자회사 제재 발표의 배경엔 관세를 비롯해 반도체, 희토류 등 핵심 산업 전반에서의 미·중 갈등이 자리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초 발표한 상호관세 등을 통해 취임 후 중국에 총 145%의 관세를 추가 부과했고, 중국은 미국산 관세를 125%까지 끌어올린 데 이어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로 맞대응한 바 있다. 양국은 지난 5∼6월 관세, 희토류 등에서 손을 잡는 모습을 보였지만, 중국이 지난 9일 희토류 통제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갈등은 재점화했다.
미·중 갈등에 한국이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정부 차원에서 서둘러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현재 진행형인 희토류 갈등을 고리로 반도체, 이차전지, 방산 등 핵심 부품에 희토류를 광범위하게 쓰는 타 산업으로 제재를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희토류 1위 생산국인 중국은 전 세계 생산량의 약 70%, 정제 능력의 90%를 점유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차원의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가안보실은 이날 희토류 공급망 관련 경제 안보 현안 점검회의를 열었다. 안보실은 희토류 공급망의 안정성과 회복력 강화 차원에서 국내 희토류 공급망 현황을 점검하고 희토류 수급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화오션은 개발 중인 차세대 전략 수상함을 이날 처음 공개했다. 어성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장 사장은 차세대 전략 수상함에 대해 “글로벌 안보 환경의 변화와 우리나라를 둘러싼 해양 패권 경쟁이 높아지고 있어 이를 대비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전략 수상함은 해상, 공중, 우주, 사이버 영역을 포괄하는 전투 능력과 다양한 임무에 투입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외형부터 기존 수상함과는 다른 선형이 도입됐고, 기가급 초고강도강을 사용한 충격 강화구조로 설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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